양천·영등포 등 매물 소화 속도, 강남보다 두 배 이상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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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매물 10건 나오면 5.4건은 팔려
서초구는 0.7건 팔리는 데 그쳐
"대출규제·실거주 의무로 상급지 매수 차단 때문"

  • 등록 2026-04-27 오후 4:34:50

    수정 2026-04-27 오후 4:34:5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의 소화 속도가 자치구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양천·영등포구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론 매물이 많이 나오는 만큼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으나 강남3구 등에선 매물이 나와도 거래로 이어지지 못해 매물만 쌓이는 모습이다.

27일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3월 성동·마포·광진·영등포·양천·강동구 등 한강벨트의 7개구 매물 흡수율은 36.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개구의 흡수율 16.6%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매물 흡수율은 신규 유입된 매물 중 실제로 팔린 비율을 의미한다. 정부의 매물 유도 정책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수급 해소’로 연결됐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한강벨트에선 신규 매물이 10건 나오면 약 3.7건이 팔려나간 반면 강남3구와 용산구에선 1.7건만 팔린 것이다. 2월에도 두 권역간 격차는 2.1배였다. 한강벨트의 매물 흡수율은 24.9%, 강남3구와 용산구의 매물 흡수율은 11.7%였다.

자치구별로 보면 양천구가 매물 흡수율이 54.4%로 가장 높았다. 3월에 10건의 신규 매물이 나오면 이중 절반 이상이 같은 달에 거래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영등포가 50.7%, 마포구나 46.3%, 동작구가 44.0%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강남구의 3월 매물 흡수율은 13.7%, 서초구는 7.3%로 낮은 수준에 속했다.

한강벨트 구축 아파트는 중위 가격이 10억~13억원대에 형성돼 있어 대출 규제 영향을 비껴간 실수요층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반면 30억~40억원대에 달하는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는 매수자가 최소 현금을 3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매수세로 연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고 규제 압박이 덜한 한강벨트에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따른 매물 출회 정책이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지는 정책 효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초고가 시장인 강남권은 금융 규제와 실거주 의무에 막혀 매물만 쌓이는 ‘수급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쌓여 있던 매물이 팔리는 속도를 보여주는 ‘재고 회전율’도 한강벨트가 높았다. 한강벨트의 재고 회전율은 7.22%로 강남3구와 용산구(2.31%)보다 3.1배 빨랐다. 한강벨트는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시장인 반면 강남권은 매물 소진이 더딘 상황임을 보여준다.

양 전문위원은 “1월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40%안팎으로 매물이 증가한 상황”이라며 “5월 9일 이후 정부의 보유세 개편이나 추가 규제 시그널 여부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매물 소진에 박차를 가할 것인지, 아니면 매물 회수 후 장기 보유로 선회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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