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4000억달러 폭증…사상 첫 5조달러 기업 되나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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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숨 가쁜 한 주 행보에 힘입어 시가총액을 4000억 달러 이상 불렸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선 황 CEO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대형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 계약을 체결,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전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AI로 100조 달러 경제 가속”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간) “62세의 엔비디아 창업자 황 CEO는 AI의 전 세계적 확산을 가속화하고 엔비디아 기술을 경제 전반에 뿌리내리려 한다”며 “그는 또한 AI 버블을 경고하는 월가의 회의론자들에게, 엔비디아 GPU를 포함한 수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곧 수익으로 이어질 것임을 입증하려 한다”고 전했다.

황 CEO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회의(GTC)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하고, 주말에는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했다. 그는 행사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에서 ‘치맥(치킨+맥주)’ 만찬을 함께하며 AI 칩 공급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번 일주일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 늘었다. 이는 도요타자동차와 홈디포를 합친 규모를 넘어서는 수치로, 엔비디아는 사상 첫 ‘5조 달러 기업’을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황 CEO 개인 자산도 90억 달러 증가해 약 1760억 달러로 불어났다.

‘AI 생태계’ 전방위 확장

황 CEO는 지난주 콘퍼런스에서 통신·헬스케어·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잇달아 발표했다.
주요 계약에는 △핀란드 노키아에 10억 달러 지분 투자 △우버 차량 10만 대에 엔비디아 자율주행 기술 탑재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의 사이버보안 협력 △일라이릴리의 AI 슈퍼컴퓨터 구축 지원 등이 포함됐다.

황 CEO는 행사에서 “AI가 전 세계 100조 달러 규모의 경제를 더 빠르고 생산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AI가 이제 전 산업의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우선’ 전략과 발맞춰…“블랙웰 칩 미국 생산”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황 CEO는 행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제조업의 귀환’이었다”며 “9개월 만에 우리는 애리조나에서 블랙웰 칩을 완전 양산 중”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향후 몇 년간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으며, 올해 로비 비용을 350만 달러로 늘리는 등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 CEO를 “놀라운 천재이자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웠다.

황 CEO는 APEC 서밋 직후 한국으로 이동해 삼성전자·현대차·SK그룹 등과 26만 개 이상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함께 만찬을 가지며 “AI 혁명은 한국에서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올해 영국·사우디·UAE에 이어 한국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및 AI 프로젝트 네트워크를 확대하게 됐다.

“AI 버블 우려 있지만 성장 잠재력 여전”

엔비디아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AI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하다. 시포트글로벌의 제이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거대한 기술이 직선형으로 확산한 사례는 없다”며 “AI 도입 과정에서 조정과 성장통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어드바이저스 캐피털의 조앤 피니 매니저는 “엔비디아는 말이 아닌 실질적 투자로 AI의 상업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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