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의 올해 1분기 매출 부진과 함께 영업적자 폭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영풍의 연결기준 매출은 5718억원으로 전년동기 7414억원 대비 22.9%(1696억원) 감소했다.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적은 규모에 그쳤는데 2022년 1분기 1조592억원과 비교하면 46%(4874억원) 줄었다.
별도기준 영풍 매출은 17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918억원와 비교해 41.3%(1204억원)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영풍의 연 매출이 1조원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수익성 또한 악화일로다. 연결기준으로 올 1분기 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적자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4년 1분기 432억원에 비쳐보면 30.3%(131억원) 불어났다. 별도기준 영업적자는 2024년 1분기 101억원보다 5배 확대된 506억원을 기록했다.
영풍 실적이 부진에 시달리는 건 환경오염에 따른 당국 제재로 석포제련소 가동률이 급락한 데다 코리아써키트 등 전자부문 주요 계열사들마저 저조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란게 IB업계 평가다.
앞서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석포제련소는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석포제련소의 1분기 가동률은 2024년 같은 기간 64.7%보다 33.4%포인트 급락한 31.3%를 기록했다.
본업인 제련업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지 못한 것도 영풍의 경영 실패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제련부문의 1분기 매출 구성은 아연괴 제품 및 상품의매출이 1446억원으로 같은 기간 별도매출 1714억원의 84.4%를 차지한다. 특정 품목에 과도하게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외부 시장 환경 변동성에 취약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제련수수료(TC) 하락과 아연 가격 약세 등의 리스크를 완화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더욱 저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반도체 부문 사업다각화도 아직 성과를 못내고 있다. 영풍 오너 2세 장세준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업을 총괄하는 코리아써키트가 대표적이다. 코리아써키트는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생산업체로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546억원, 영업손실 17억원, 분기손손실 2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패키징에 특화된 시그네틱스도 분기순손실이 111억원을기록했는데 2024년 1분기 55억원과 견줘 2배나 확대됐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 영풍전자 또한 분기손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풍의 실적 부진에 대해 대주주의 경영환경 개선 노력 부족에 대한 지적이 제기했다.
대내외적으로 환경오염과 안전 사고 등 리스크 요인이 산적한데도 영풍 오너가 자사 본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향상하는데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것이 비판이 핵심이다. 본업에 소홀한 채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에 집중해 본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 아니냔 우려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