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비영리 전환해야" vs "머스크도 영리기업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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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만난 빅테크 ‘앙숙’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장 내부를 재구성해 그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법정서 만난 빅테크 ‘앙숙’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장 내부를 재구성해 그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1년 전 오픈AI를 함께 설립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28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로 마주 앉았다. 전날 진행된 배심원단 선정 땐 머스크 CEO는 오지 않았다. 두 인사가 재판장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영리기업으로 전환한 오픈AI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재판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업자에서 앙숙으로

"오픈AI 비영리 전환해야" vs "머스크도 영리기업 동의"

이날 미국 오클랜드의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앞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두 CEO의 법적 공방을 직접 보려는 기업인과 방청객,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재판은 머스크 CEO가 2024년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하며 열렸다. 자신이 오픈AI에 자선 목적으로 제공한 자금 3800만달러(약 561억원)를 올트먼 CEO 등이 사적 이익을 위해 유용했다는 게 머스크 CEO의 주장이다. 계약 위반, 신의성실 의무 위반, 부당이득 등이 소송 근거다.

두 CEO는 2015년 오픈AI를 공동 설립했다. 그러나 2017년께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두고 갈등하며 멀어졌고, 최근에는 서로를 “사기꾼 올트먼” “안쓰러운 친구”라고 부르며 앙숙이 됐다.

이틀째 재판인 이날은 모두진술과 첫 증언이 이뤄진 사실상의 개정일이었다.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은 짙은 정장 차림으로 방청석 앞줄에 나란히 앉았다. 머스크 CEO는 법정 가운데 변호인 테이블에 자리 잡았다.

◇“소셜미디어 그만해라”

이본 곤잘레즈 로저스 판사는 모두진술에 앞서 양측에 ‘소셜미디어 함구령’을 내렸다. 로저스 판사는 두 CEO에게 “전에 그런 적 없었겠지만, 법정 밖에서 일을 해결하려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습관을 자제해보라”고 했다. 전날 X(옛 트위터)에 20개 넘는 게시글을 올리며 오픈AI를 맹비난한 머스크 CEO를 겨냥한 말이다.

연단에 선 머스크 CEO 측 변호사 스티븐 몰로는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피고인들이 자선단체를 훔쳤기 때문”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올트먼 CEO와 브록먼 사장이 “재정적 이득을 추구하며 자신들이 세운 비영리단체의 설립 취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오픈AI 측의 윌리엄 새빗 변호사는 “오픈AI는 비영리 재단이 여전히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머스크 CEO의 자녀 14명 중 4명을 낳은 시본 질리스 전 오픈AI 이사가 머스크 CEO의 측근인 샘 텔러에게 보낸 이메일도 공개했다. 이메일엔 머스크 CEO가 영리화에 찬성한다는 뉘앙스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새빗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머스크는 자신이 통제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영리법인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가 오픈AI를 떠난 것은 지분 절반 이상과 CEO 자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오픈AI 측의 주장이다.

◇나델라도 증언 예정

머스크 CEO도 직접 증언에 나섰다. 그는 오픈AI 창립 과정에서 자신의 기여를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아이디어도, 이름도 내가 냈고 핵심 인물도 내가 영입했다. 초기 자금도 모두 내가 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픈AI 설립 동기가 당시 AI 패권을 쥐고 있던 구글에 맞서기 위함이었다고 증언했다.

머스크 CEO는 “우리는 스타트렉 같은 미래를 원하지 터미네이터 같은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며 “내년께면 AI가 인간만큼 똑똑해질 텐데 그 전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고 했다. 머스크 CEO가 증언하는 동안 올트먼 CEO는 자리를 비웠다.

머스크 CEO는 오픈AI 측에 영리사업 계획 철회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 CEO가 승소하더라도 거액의 손해배상금은 받기 어렵고, 영리사업을 철회하는 판결을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도 증인으로 나서며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1일까지 모든 증거 제출이 마무리되면 9명으로 구성된 자문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린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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