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판 車가 고작…"한국GM, 내수 포기했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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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판 車가 쏘렌토 한 달치…한국GM '내수 비상'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이 지난달 전년 대비 44.2% 줄어든 1226대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한국GM의 볼륨 모델이 이미 신차 효과가 떨어진 지 오래인데다, 예정된 신차도 없어 내수 부진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1~7월 전년 대비 40.3% 줄어든 9347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준 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의 7월 한 달 판매량이 8127대인데, 한국GM 전 차종의 올 1~7월 국내 판매량이 단일 차종 한 달 판매량과 불과 약 1000대밖에 차이가 안 나는 셈이다.

시장에서 시선을 끌 만한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현재 내수 시장에서 볼륨이 그나마 큰 모델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 출시된 소형 SUV다. 2023년 부분 변경된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7개월간 1660대밖에 팔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모델들의 성적표도 처참하다. 올해 1~7월 트래버스 53대, 타호 32대, 시에라 144대, 콜로라도 68대다. 트래버스는 전년 대비 91.5% 판매량이 줄었고, 타호는 56.2%, 시에라 25%, 콜로라도 50.7% 판매량이 줄었다. 업계에서 "내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쉐보레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쉐보레

한국GM의 실적의 버팀목이 됐던 것이 수출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경우, 올해 1~7월 총 18만1140대가 선적되며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전년 대비 14.9% 줄어든 9만1092대가 수출됐다. 대미 관세 영향을 받은 탓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긴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GM은 최근 국내에 있던 직영 정비센터 9곳과 부평 공장 유휴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GM은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향후 10년 동안 부평·창원공장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해당 합의는 오는 2027년으로 끝이 난다.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를 누렸던 한국산 GM 자동차가 관세가 15%로 상향된 상황에서 약속된 합의 기일까지 다가오자 한국GM 철수설도 힘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며 회사와의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회사가 추진하는 부평공장 일부 토지 및 전국 9개 직영 정비 서비스센터 매각에 반대하고 지난해 이익에 비례한 월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GM은 한국 법인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며 불 끄기에 나섰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주요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강하다"며 "생산 효율성과 경쟁력이 높아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여전히 수익성이 유지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지금은 이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무역 환경 변화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면 입장을 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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