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찾기는 어디까지 왔나…‘과학’과 ‘헛소리’ 구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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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방정식 / 애덤 프랭크 지음·이강환 옮김 / 304쪽·1만9000원 / 문학수첩

드넓은 우주에 인류는 홀로 존재할까? 아니면 우주 어딘가에 지적 생명체가 숨어 있을까?

외계인에 관한 호기심과 논쟁은 적어도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 이 물음이 상상력이나 공상의 영역을 넘어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과학 탐구로 진화하고, ‘우주생물학’ 분야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최근 30년의 일이다. 책은 이러한 외계인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최신 지도를 그려 보인다.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이자 항공우주국(NASA) 최초의 외계 기술 흔적 연구 책임 연구원인 저자가 썼다.

외계 생명체 연구의 수학적 출발점 중 하나는 ‘페르미 역설’이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원자력의 아버지로 불렸던 엔리코 페르미는 1950년 여름 연구소에서 동료 과학자들과 점심을 먹다가 이렇게 외친다. “그런데, 다들 어디에 있지?”

이 질문에는 여러 계산이 들어있다. 페르미는 이날 식당으로 오면서 ‘뉴요커’에 실렸던 삽화를 보고 동료들과 농담을 나눴다. 당시 뉴욕에서 쓰레기통이 자꾸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뉴요커에 외계인이 비행접시에 내려 쓰레기통을 훔쳐 가는 그림이 실렸다. 페르미와 동료들은 “외계인이 가져간 거라면 설명이 되네”하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식사를 하던 페르미의 머릿속에서는 암산이 펼쳐진다. 은하계엔 엄청나게 많은 별이 있고, 그 별들 주위에는 태양계보다 훨씬 오래된 행성계가 많다. 그중 일부에서 지적 생명체가 태어났다면 은하계 전체를 탐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수천만 년.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수천만 년은 아주 짧은 시간이니, 외계인이 있다면 이미 지구에 도착했거나 최소한 흔적이라도 보여야 한다.

이 유명한 질문은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이어졌다.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는 별 형성 속도, 생명 탄생 확률, 기술 문명의 지속 기간 등 7가지 변수를 나눈 다음 확률 방정식으로 은하계 내 의사소통할 수 있는 문명의 수를 추산하는 계산식을 만들었다. 이러한 수학적인 사고방식에서부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우주 탐사 등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생명 흔적’과 ‘기술 흔적’ 등 여러 단서를 찾게 된다.

그런가 하면 ‘미확인 비행물체(UFO)’ 논란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저자는 대중문화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거나 정치적으로 활용된 외계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외계 생명체 탐색을 방해했는지 짚는다. 외계인의 진짜 정체를 알아내려면 음모론에 의지할 게 아니라 과학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런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이어온 힘은 페르미의 역설에서 보이는 것처럼 호기심과 인류의 본능적인 감각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며 얻은 행성과 생명체에 관한 지식을 활용해서 외계 행성의 대기 속에서 ‘생명 흔적’을 찾았다. 또 무선 신호나 레이저 등을 추적하는 ‘기술 흔적’도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만약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저자는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선 안에서 외계인들이 세대를 이어 생존하거나, 인류보다 앞선 첨단 기술을 이용해 ‘냉동 수면’을 한다는 가설 등을 소개한다. 이런 가설 중에서 ‘과학’과 ‘헛소리’를 구별하는 것은 과학적 증거 기준이다. ‘과학적으로 외계인을 찾으려는 시도’는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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