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사람 만나니 살 것 같네”…건강학교-안심주택으로 통합돌봄 촘촘히

3 days ago 6

7일 대전 대덕구 중리돌봄건강학교에서 어르신들이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7일 대전 대덕구 중리돌봄건강학교에서 어르신들이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7일 대전 대덕구 중리돌봄건강학교. 어르신 40여 명이 둥근 링 형태의 운동기구를 쥐고 천천히 팔을 펴고 접는 동작을 반복했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몸을 좌우로 기울이자 곳곳에서 가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3년째 이곳을 다니고 있는 김정임 씨(78)는 “혼자 살면서 우울증이 심했는데 여기 와서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니 살 것 같다”며 “오전 10시에 와서 오후 5시까지 낮 시간을 여기서 보내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한때 PC방이었던 상가 지하를 리모델링한 이곳은 이제 어르신들의 사랑방이 됐다.

● “아프기 전에 막는다”

지난달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통합돌봄법)’이 본격 시행됐다. 통합돌봄은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들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의료·장기요양 등의 돌봄 서비스를 받는 제도다.

지역마다 ‘내 집에서 늙고 죽을 권리’를 보장하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됐다. 대덕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모델을 안착시킨 사례로 꼽힌다. 대덕구의 65세 이상 인구는 22.6%로 이미 초고령화 단계에 진입했다. 1인 가구 비율도 42.8%에 달한다.

대덕구가 내놓은 해법은 사전 예방이다. 질병이 악화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건강한 단계에서 개입해 중증화를 늦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돌봄건강학교’를 중심으로 예방 체계를 구축했다. 돌봄학교는 현재 5곳이 운영 중이며, 3월 기준 817명이 등록했다.

지역 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돌봄건강학교는거동이 가능한 어르신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돌봄과 건강 관리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기초 건강 관리, 인지 향상 교실, 공동 식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옥지영 대덕구 통합돌봄팀장은 “65~75세에 운동을 꾸준히 하고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면 요양병원 입원 시기를 크게 늦출 수 있다”며 “돌봄건강학교가 노화 예방 거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주거·의료 결합 모델 ‘늘봄채’

대전 대덕구에서 운영하는 케어안심주택 ‘늘봄채’ 내부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

대전 대덕구에서 운영하는 케어안심주택 ‘늘봄채’ 내부 모습. 보건복지부 제공
예방뿐 아니라 집중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위한 시설도 운영 중이다. 케어안심주택 ‘늘봄채’가 대표적이다. 현재 11가구가 거주 중인 이곳은 방문의료지원센터와 연계해 의료진이 직접 집으로 찾아오는 재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에서 치료와 돌봄을 함께 받는 구조다.

늘봄채는 대덕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맺고 매입임대주택을 활용해 조성한 공간이다. 단순한 주거 지원을 넘어 의료·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형 모델로 설계됐다. 주택 내부에는 안전바를 설치하고 문턱을 제거하는 등 고령자 맞춤 설계가 적용됐다. 재활과 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처럼 예방부터 주거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통합돌봄의 이상적인 사례로 평가받지만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13.22%에 그친다. 옥 팀장은 “통합돌봄이 본격화되면서 신청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이 모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만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지원관은 “대덕구의 노하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어디서든 질 높은 통합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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