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른다더니…콘돔까지 쟁여야 하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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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렉스의 콘돔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REUTERS

카렉스의 콘돔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REUTERS

이란 전쟁발 여파가 세계 최대 콘돔 제조사인 말레이시아 기업 '카렉스'(Karex)도 흔들었다. 카렉스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가격을 20~30% 인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렉스의 고 미아 키앗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운임 상승과 선적 지연으로 인해 많은 고객의 재고량이 평소보다 줄어든 탓에 카렉스의 콘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확실히 매우 불안정하고 가격도 비싸다"라며 "현재로서는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렉스는 연간 50억개 이상의 콘돔을 생산한다. 더불어 제품을 영국의 듀렉스 등 다른 유명한 콘돔 제조기업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유엔의 글로벌 원조 프로그램 등에도 제공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자재 조달과 에너지 공급 차질로 콘돔뿐만 아니라 의료용 장갑 제조사들도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비하고 있다. 고 CEO는 전쟁 발발 이후 콘돔 제조에 사용되는 합성 고무와 나이트릴, 알루미늄 포일 및 실리콘 오일과 같은 포장재, 윤활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원자재 비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카렉스가 향후 몇 달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콘돔 수요가 약 30% 증가했으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제개발처(USAID) 예산 등 해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전 세계 콘돔 재고가 크게 감소한 바 있다.

고 CEO는 해상 운송 차질이 콘돔 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 전쟁 전 유럽과 미국 등지로의 제품 배송은 한 달이 걸린 반면, 현재는 약 두 달이 소요되고 있다.

그는 "실제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지만 시급히 필요한 콘돔이 선박에 실린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며, 제품이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많은 개발도상국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돔이 부족하면 성병,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 확산 등 광범위한 사회적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실한 개발도상국에서는 그 영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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