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PTE 김석환 대표 “닥사, 판단 기준도 명확한 설명도 없어”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4일 ‘위믹스’의 거래유의 종목 지정 이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이하 닥사)의 총 5차례 걸친 소명 요청에 성실히 답변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보안 강화, 투자자 피해 보호를 위한 바이백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음에도 명확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는 것이 이유다.
3일 위믹스 PTE의 김석환 대표는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투자자, 홀더, 파트너사, 게임 이용자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피해를 드린 점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면서도 “최선을 다해 소명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서 매우 유감이다.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 최대한 빠르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차례에 걸쳐 성실하게 소명했는데…명확한 기준도 없어”
지난 2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닥사 회원사 4곳은 공지를 통해 오는 6월 2일 오후 3시부터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4일 거래유의 종목 지정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지정을 연장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닥사측은 위믹스 재단측 소명을 검토했으나 거래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으며 종합적인 검토 끝에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위메이드측의 입장을 달랐다. 김 대표에 따르면 거래유의 종목 지정 이후 5번에 걸쳐 소명 요청이 있었다. 3번의 주요 소명 요청, 2번의 추가 소명 요청을 받았고 대부분이 주말을 앞두거나 촉박하게 이뤄진 요청이었지만 최대한 성실하게 기한 내에 소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닥사에서는 위메이드의 소명에 대해 별다른 피드백도 없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1차 소명 요청은 거래유의 종목 지정 뒤에 전달 받았다. 해킹 인지 및 대응 타임라인, 해킹이 발생한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 보안 조치,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의 내용이었고 3월 10일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 다만 당시에는 최초 거래유의 종목 지정시 언급했던 뒤늦은 공지에 대한 소명 요청은 없었고 위메이드측에서 선제적으로 이에 대해 해명했다.
2차 소명 요청은 3월 19일 거래유의 종목 지정 1차 연장 이후인 20일에 이뤄졌다. 닥사는 2차 소명 요청에서야 뒤늦은 공지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위메이드측은 이미 답변한 내용이지만 이후 보안 조치 등 추가 대응을 취하면서 파악한 부분을 추가해 소명 자료를 전달했다. 다만 이번에도 추가적인 요청이나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이후 지정 기간이 길어지며 위메이드측은 보다 자세하고 상세한 설명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미팅을 4월 7일경 요청했으나 닥사측에서의 답변은 없었고 결국 4월 9일에 4대 거래소에 개별적으로 미팅 요청을 보내게 이르렀다.
김 대표는 “그때서야 닥사로부터 미팅을 하자는 회신을 받았고 거래소에서는 응답이 없었다”라며 “4월 10일에 닥사와 거래소 담당자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화상 미팅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10일 미팅도 이미 소명한 내용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었고 새롭게 추가된 것은 위믹스 재단의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내용 정도였다. 이후 닥사는 최종 소명 자료를 4월 13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위메이드측도 닥사가 요구한 경찰 수사 관련 내용도 최대한 담아 기한 내에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닥사측은 4월 15일에 추가 소명을 요청했다. 닥사 공식 경로가 아닌 거래소를 통해 키사(KISA, 한국인터넷진흥원)에 해킹 신고를 했는지 여부를 물었다. 위메이드측은 지난 2월 28일 해킹 사고 이후 키사와 논의한 내용이 있기에 이에 대해 답변을 전달했고 이후 닥사 공식 이메일로 소명 요청이 들어와 법률 검토 내용 및 키사와의 논의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 4월 18일 거래유의 종목 지정이 추가 연장됐고 닥사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소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중 하나는 키사로부터 인증을 받은 보안컨설팅업체로부터 점검받아 22일까지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닥사에서도 22일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언제까지 제출할 수 있을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라면서 “최대만 주말까지 활용해 점검을 받은 내용을 기한내에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닥사는 지난 2일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위메이드는 이 부분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대표는 종료 공지에 신뢰성과 보안 등을 거론했으나 세부적인 근거나 기준, 결정 논의 과정 등이 전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보안 관련한 이행 사항을 요구대로 전달했고 필요하다면 직접 와서 점검해도 된다고 했지만 어떤 피드백도 없다가 갑자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내려졌다”라며 “이번 소명 과정을 거치며 느낀 것은 닥사와 거래소들은 상장 폐지와 관련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하다고 볼 수 밖에 없는 태도를 보였다.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량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탑티어로 때로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것보다 많은 거래금액이 나오기도 한다”라며 “그에 걸맞게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하고 기준이 무엇이고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상세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텐데 닥사는 몇줄짜리 공지로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은폐 의도는 없었다” 해명…“위믹스 사업은 지속” 거듭 약속
그는 이번 거래지원 종료의 발단이 된 2월 28일 해킹 사건에 뒤늦은 공지에 대해서도 다시 해명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당일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 의뢰를 했으며 외부 보안 업체에도 의뢰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등 전혀 은혜하거나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다만 공지가 늦었던 것은 명확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사건 발생 이후 이미 해킹된 가상자산 대부분이 매도된 상황에서 섣부른 공지가 시장에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김 대표는 “공지가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끼고 충분히 소명했다”라며 “은폐하려고 했으며 경찰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외부 업체에 의뢰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해킹이 불가항력적인 사태라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책 마련, 바이백 등 투자자 보호조치 이행 등에도 불구하고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것은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보수적인 접근으로 시장 위축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 시장 상장을 중요하게 보는 글로벌 프로젝트와 비교시 닥사에서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동일한 기준의 소명 요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위믹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거듭 약속하기도 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만 현재 321명이다. 약속했던 1차 바이백은 완료했고 2차 위믹스 2000만개 바이백도 진행 중이다. 보안 관련 조치도 이미 끝마쳤다. 미국에서 새로운 지식재산권(IP) 소싱을 알아보고 있고 일본 법인도 인력을 보강해 새롭게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늦어도 7월초까지는 글로벌을 포함한 투자자 대상 간담회나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레전드오브이미르’의 블록체인 버전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분사나 매각 등은 전혀 검토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추진 중인 위퍼블릭의 경우 돈이 아닌 투명사회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으로 5년, 10년을 보고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이는 우리가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위믹스 관련 내용은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거래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닥사는 해명해야 한다. 우리는 필요한 설명과 논의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다. 끝날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