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2명 중 1명이 구속됐다. 정유 4사의 유가 담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신병 확보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 영장을 기각한 임직원 1명에 대해 "피의자의 지위·역할·수사 상황 등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은 사전 협의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인상하거나 동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정유 4사가 지난 3월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 우려를 틈타 부당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지난 3월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압수수색해 PC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계획적 담합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 수사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수사 범위가 국내 다른 정유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유가 담합 의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고 밝히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제재를 할 것을 주문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유가 담합은 국민의 고통을 폭리의 기회로 삼으려는 반사회적 중대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정유사가 중동 전쟁 발발 이전부터 유가 담합을 벌여온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영·자영 주유소를 상대로 일정 가격에 거래하도록 요구하며 시장의 가격 경쟁을 제한한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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