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등 강풍 타고 확산
도시까지 위협, 주민들 긴급 대피
기록적인 폭염과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남부에서 대형 산불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남프랑스에서 지중해 쪽으로 부는 건조한 지방풍 ‘미스트랄’을 타고 산불이 확산되고 있어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8일 프랑스 2대 도시 마르세유 외곽에서 산불이 빠르게 번져 인근 주민 400여 명이 대피했다. 구조대원을 포함해 최소 110명이 부상을 입었다. 마르세유 공항이 폐쇄됐고 철도 운행 또한 중단돼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마르세유 일부 지역에서는 산불 화염에 따른 재, 매캐한 연기 등으로 시야 구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속 100km에 달하는 강풍으로 화재 피해 지역 또한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남서부 나르본에서도 대형 산불로 소방관 5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당국이 8일 밝혔다. 약 2000ha(2000만 ㎡)의 토지도 완전히 불탔다. 프랑스 기상청은 “바람이 많이 불어 다른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며 바, 부슈뒤론, 보클뤼즈 등 남부 일대에 산불 적색경보를 발령했다.프랑스 남부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 카탈루냐주 또한 약 10개 도시의 주민 1만8000명에게 실내 대피 지침을 발령했다. 약 6000에이커(약 2400만 ㎡)의 산림이 불탔고 최대 시속 90km의 강풍으로 피해 지역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군인 및 소방관 300명을 배치했지만 진화 작업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비영리 산림 모니터링 기관 ‘글로벌포리스트워치’ 측은 폭염과 가뭄 외에도 유칼립투스 등 불에 잘 타는 수종 위주의 산림이 어우러져 산불 피해의 최악의 조건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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