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수천 년 이어진 조선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군의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되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과생 안철수가 좌절을 끝내겠다"며 "이제 우리도 현장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때 우리 당 비대위원장 후보로까지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컸던 그가 '한국을 떠나라'고 말할 정도로 절망했다니 참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국종 교수 덕분에 전국 권역별로 17개의 중증외상센터가 생기고, 닥터헬기 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러나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달라진 것은 없고, 함께 일하던 교수는 과로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며 "그의 좌절은 곧 한국 의료, 나아가 대한민국의 좌절이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이 '무리한 정책'이었음을 지적하며 "단지 의대 정원을 늘리면 지방·필수 의료 인력이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낙수효과' 논리는 너무나 무책임했으며, 바이탈 의사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세계가 부러워하던 '저비용 고효율'의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큰 타격을 입었고, 이런 일이 없었다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희생자 만 명 이상이 돌아가시고 5조 원 이상의 국고를 낭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는 주요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이 반토막 나며, AI, 바이오 등 핵심 기술 개발이 중단됐고, 이공계 연구자들은 짐을 싸서 해외로 떠났다"며 이공계 인재 유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이러니 한국을 떠나라는 자조 섞인 말, 문과 x가 다 해 먹는 나라라는 말이 나왔다고 본다"며 "듣기 불편하지만, 제 주위의 의사, 과학자, 교수들 중 이런 말을 하는 분이 적지 않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국가를 과학기술 중심 국가로 이끈 지도자들"이라며 "저 안철수는 의사, 과학자, 경영자, 교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문제를 정확히 보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국종 교수 군의관 관련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글 게시자는 이 병원장이 의정 갈등과 관련해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수천 년 이어진 조선의 DNA는 바뀌지 않는다"고 썼다.
또 "한평생을 외상 외과에서 죽도록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며 "나랑 같이 외상 외과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