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분쟁의 비결 [피터앤김 국제분쟁리포트]

5 days ago 9
로펌 리포트

이기는 분쟁의 비결 [피터앤김 국제분쟁리포트]

김갑유 법무법인 피터앤김 대표변호사

입력 : 2026.06.05 07:00

사진설명

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

기업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어떻게든 분쟁만은 피하고 싶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이다. 분쟁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조직에 부담을 준다. 특히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고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사업을 하는 이상 분쟁은 피할 수 없다. 거래가 늘어나고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는 복잡해진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면 법률 체계와 문화가 다른 수많은 상대방과 협력하고 경쟁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제 투자와 통상 환경이 확대되면서 국가 역시 다양한 국제분쟁에 직면하고 있다. 분쟁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제적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분쟁에 노출될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분쟁은 실패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쟁은 실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제중재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얻은 결론은 다르다. 세계적인 기업들 가운데 분쟁을 경험하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도, 기술 기업도, 투자기관도 크고 작은 분쟁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분쟁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분쟁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했느냐다. 실제로 성공적인 기업들은 분쟁을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변수로 받아들이고 그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분쟁을 피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분쟁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미나이]

[제미나이]

승패는 준비에서 결정된다

국제중재 사건을 수행하면서 자주 느끼는 점이 있다. 많은 분쟁의 승패는 사건이 시작된 이후가 아니라 그 이전에 상당 부분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협상 과정이 어떻게 기록됐는지, 의사결정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뤄졌는지 같은 요소들이 훗날 핵심 증거가 된다. 분쟁이 발생한 뒤 급하게 대응 전략을 찾는 것과 평소부터 대비해온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국제중재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선 절차다. 대부분의 국제중재는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국민이 사건의 내용을 접하거나 과정을 상세히 알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중재’라는 단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수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와 기업, 기업과 기업 사이의 수많은 분쟁이 국제중재를 통해 해결되고 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접하는 공개 재판보다 국제중재가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국제중재는 단순 법률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국가의 기업과 정부가 당사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 각국의 문화, 전통,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같은 계약 조항이라도 국가와 산업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고 협상 방식이나 의사결정 구조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분쟁의 배경을 정확히 읽어낼 때 비로소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 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국 분쟁 대응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생기는 역량이 아니다. 평상시의 준비와 축적이 만들어내는 경쟁력이다.

이겨본 경험이 경쟁력이 된다

분쟁을 경험한 기업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분쟁 과정에서 계약 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내부 통제를 정비하며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분쟁을 경험하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축적되고 제도가 발전한다. 한 번의 경험이 다음 분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자산이 된다. 분쟁이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분쟁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분쟁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피터앤김 국제분쟁리포트]에서는 국제분쟁 및 국제중재 관련 내용을 다룹니다. 김갑유 대표변호사는 M&A, 국제투자, 건설, 에너지, IT, 소프트웨어, 제약, 항공/우주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총 380여 건의 다양한 중재 사건에서 대리인 또는 중재인으로 활약해오고 있고, 현재 다수의 국제투자중재 및 국제상사중재 사건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