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변인 “화학물질 폭발 가능성”
28명 사망… 중상자 많아 피해 늘듯
일각선 이스라엘 테러 가능성 제기
美-이란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
이번 사고로 현지 시간 27일 오후 1시 기준 최소 28명이 숨지고 800여 명이 다쳤다. 실종자와 중상자가 많아 사상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 화학물질 부주의 취급 가능성 커
AP통신은 영국 민간 해상보안기업 앰브리를 인용해 이 항구에 지난달 과염소산나트륨이 하역됐다고 보도했다. 가자 전쟁 발발 뒤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 미사일의 연료가 소진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한 용도로 과염소산나트륨을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측은 수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앰브리는 중국산 선박 두 척이 올 1월에도 이 연료를 이란에 실어 날랐다고 전했다. 실제 사고 현장 화면을 보면 로켓 연료의 핵심 성분인 질소 화합물이 연소된 것과 같은 주황색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번 사고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항에서 2020년 8월 발생한 화학물질 폭발과 흡사하다. 당시 물류 창고에 6년간 허술하게 방치됐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해 220여 명이 숨졌다. 레바논에서도 정부의 부주의와 무능을 질타하는 국민 분노가 상당했다. 이번 사고가 이란 국민의 불만을 터뜨릴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미-이란 핵협상은 교착
이 와중에 이란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 이란의 3차 협상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양국은 2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양국 기술 전문가가 참여하는 3차 고위급 핵협상을 마쳤다. 이달 12일과 19일 각각 열린 1, 2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오만의 중재로 간접 회담을 진행했다.3차 회담에서도 미국과 이란 간 이견이 커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은 “민간 사용 목적의 핵 농축 프로그램은 계속 가동하겠다”는 입장이나 미국 측은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양측은 다음 달 3일 4차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미국 시사매체 타임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상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합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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