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에 ‘옐로라인’ 설정… 휴전에도 공격 구실 삼아

5 hours ago 3

점령중 레바논 남측에 임의로 설정
“테러리스트 접근시 식별-제거” 밝혀
작년 가자서도 같은 방식 설치 논란
헤즈볼라 “휴전 위반, 보복 개시할것”

한 레바논 여성이 18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의 국가보안국 지부에서 28세 아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곳에서 근무하던 그녀의 아들을 비롯한 보안국 직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바티예=AP 뉴시스

한 레바논 여성이 18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의 국가보안국 지부에서 28세 아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곳에서 근무하던 그녀의 아들을 비롯한 보안국 직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바티예=AP 뉴시스
이스라엘이 18일 현재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지역에 최종 방어선에 해당하는 ‘옐로라인(Yellow Line)’을 임의로 설정했다.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10일 휴전’ 발효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옐로라인에 접근하거나 무력 행위를 보일 시 즉각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낸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휴전을 합의할 때도 가자지구 내 점령 지역을 중심으로 옐로라인을 임의로 설정해 하마스 공격 지속의 명분으로 삼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의 수장인 나임 깟셈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력 보복 의지를 나타냈다.

조만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은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갈등’이 또다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여전히 긴장 감도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처음 레바논 옐로라인 설치를 언급하면서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옐로라인 북쪽에 접근하며 즉각적인 위협을 가한 테러리스트들을 식별했고, 해당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북부 공동체에 대한 임박한 위협을 막기 위해 공군이 남부 레바논 전방 방어선 인근에서 활동하던 테러 조직을 제거했고, 남쪽 지하 통로와 그 안으로 진입한 헤즈볼라 대원들을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옐로라인은 양측이 합의한 분계선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작전 기준선에 가깝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가자전쟁 휴전 당시에도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설정돼 사실상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선’처럼 여겨져온 ‘그린라인’보다 가자지구 안쪽에 옐로라인을 그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헤즈볼라는 즉각 반박했다. 깟셈은 “한쪽 편만 지키는 휴전은 없다”며 “헤즈볼라 전사들이 이스라엘군의 정전 위반과 공격에 상응하는 보복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역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포로 석방 △피란민의 귀향 △아랍 국가 및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한 재건 등 5개 항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휴전 기간에도 남부 레바논에 병력을 유지하며 분쟁 종료 후 완충지대를 설치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특히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 이른바 안전지대를 확보하는 작업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불도저와 굴착기들을 가지고 메르카바 전차 부대의 엄호를 받아가며 크파르추바 마을에 군부대를 건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같은 지역에서 진행했던 무단 점거 행위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 사이에선 이스라엘의 안전지대 확보 작업을 사실상의 ‘영토 늘리기’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또한 10일 휴전이 발효됐음에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레바논 국영 통신 NNA에 따르면 휴전 첫날인 17일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빈트즈베일 지구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했다. 빈트즈베일은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이스라엘군이 특수부대를 동원해 점령을 시도해온 곳이다.

● 레바논 활동 유엔군 소속 프랑스군 사망… 마크롱, “헤즈볼라 책임”

이런 가운데 레바논 남부 간두리예 지역에서 유엔평화유지군에 배속된 프랑스군 1명이 이날 피격돼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폭발물 제거 작업을 진행하던 중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은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초기 평가 결과 (헤즈볼라로 추정되는) ‘비정부 조직’의 총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몇 주간 레바논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평화유지군이 공격을 받아 사망한 세 번째 사건”이라며 “모든 당사자는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휴전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헤즈볼라에 이번 공격의 책임이 있다”며 “레바논 당국은 즉시 이들 책임자를 체포하고 유엔도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에서 “유엔 병력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