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이란에 ‘휴전뒤 종전협상’안 전달
이집트-튀르키예도 45일 휴전-해협 재개방 서한
이스라엘, 혁명수비대 정보부장 제거 등 ‘방해’

올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휴전 협상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은 미국과 이란이 우선 일정 기간 휴전을 한 후 종전 협상에 관한 세부 방안을 논의하는 ‘2단계 휴전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 발발 뒤 가장 적극적인 중재 작업을 펼쳐온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을 모두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양측을 조율 중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란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 중에도 공습을 이어가며 방해 작업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려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의 피해가 커졌고,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자국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 파키스탄 등이 美-이란 중재…이스라엘은 방해 나설 수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적대 행위 중단 계획을 담은 중재안을 마련해 이날 미국과 이란에 전달했다. 해당 계획은 즉각적인 휴전에 이어 15∼20일 내에 포괄적 합의를 최종 도출하는 2단계 접근 방식을 포함하고 있다.
AP통신 또한 복수의 중동 관계자를 인용해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 등의 중재국이 이란과 미국에 45일간의 휴전,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등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1단계로 45일간 우선 휴전한 후 2단계에 종전 협상을 벌이는 방안을 양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파키스탄 측은 미국과 이란에 조속한 휴전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초기 합의는 파키스탄을 통한 전자문서 방식의 양해각서(MOU) 형태로 체결될 수 있다고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협상의 핵심 변수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고위 당국자는 “임시 휴전의 목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액시오스 역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48시간 안에 양측이 부분이라도 합의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미국의 우려에도 그간 이란의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던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및 협상 상황에서도 공격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검토 관련 보도가 나온 6일에도 이란 천연가스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사우스파르스 천연가스전 인근의 아살루예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를 공격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란 석유화학 생산의 50% 정도를 담당하는 시설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X를 통해 “(전날 밤) 우리는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부장 마지드 카데미와 쿠드스군 840부대 사령관 아스가르 바크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 중-러-일도 양측 중재 주력양측을 중재하려는 주요국의 노력도 한창이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5일 통화에서 전쟁의 중재 방안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측 모두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외교의 궤도로 돌아와 충돌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도 “중국은 항상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국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동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 또한 전쟁 당사국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활용해 이번 사태 해결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전화로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란과의 정상회담은 “양국 외교장관 협의를 거쳐 순서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재임 중이던 2019년에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중재했다. 당시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이란과의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한편 왕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휴전 및 전쟁 종식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이는 다음 주로 예정된 호르무즈 해협 관련 결의안을 견제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결의안은 이란이 전쟁 발발 후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각국 민간 선박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방어를 위한 무력 사용을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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