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주 700만원 아깝지 않죠…꿈 이룰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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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부 콘페리투어서 뛰는 이승택
지난해 KPGA 10년차 프로 첫 우승
오랜 꿈 실현 위해 PGA Q스쿨 도전
올 시즌 준우승 1회 포함 톱10 3차례
“내년 꿈의 무대 밟을 것…우승 목표”

이승택이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의 하이랜드 스프링스CC에서 열린 콘페리투어 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 1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승택이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의 하이랜드 스프링스CC에서 열린 콘페리투어 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 1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를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꿈꿨어요. 조금 더 어렸을 때 기회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스물아홉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오랜 꿈을 찾아 떠난 이승택은 “하루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PGA투어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승택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골프를 더 잘하기 위해 도전을 택했고 다행히 운이 잘 맞아서 미국에 왔다”며 “꿈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내년엔 반드시 PGA투어에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곧 서른에 꿈 찾아 떠난 미국

이승택이 지난해 9월 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KPGA 제공

이승택이 지난해 9월 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KPGA 제공

지난 2015년 데뷔한 이승택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대표적인 늦게 핀 꽃이다. 체중 100㎏에 육박하는 큰 몸집과 저돌적인 몰아치기로 데뷔 초부터 ‘불곰’이라는 별명과 함께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첫 승은 데뷔 10년째가 되는 해에 일궈냈다. 그는 지난해 9월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무려 112번째 출전 대회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승택은 KPGA투어 첫 승에 만족하지 않았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자격으로 그해 12월 PGA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 응시한 그는 최종 공동 14위에 올라 콘페리투어 조건부 시드를 받았다. KPGA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콘페리투어로 진출한 건 이승택이 처음이다.

고민 없이 곧장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승택은 “2018년부터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는 등 워낙 해외 선수들과 경쟁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아시안투어에서 뛰면서 LIV골프에서 뛰는 선수들과도 자주 경쟁했는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기회가 있을 때 해외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승택은 콘페리투어 첫해부터 ‘불곰’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4월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 시즌 15개 출전 대회에서 톱10에 세 차례 이름을 올렸다. 콘페리투어 포인트 랭킹 11위(20일 기준)인 그가 시즌 종료 때까지 20위 이내 순위를 유지하면 내년 PGA투어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이승택은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내년엔 PGA투어에서 임성재, 안병훈, 김시우 등과 K-브라더스로 함께 경쟁하고 싶다”고 했다.

“7시간 운전도 행복한 경험”

이승택이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의 하이랜드 스프링스CC에서 열린 콘페리투어 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 1라운드 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승택이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의 하이랜드 스프링스CC에서 열린 콘페리투어 프라이스 커터 채리티 챔피언십 1라운드 8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콘페리투어는 유럽 전역을 오가야 하는 DP월드투어만큼이나 열악한 이동 환경으로 유명하다. 시즌 초반 일정이 바하마, 파나마, 콜롬비아, 멕시코 등에서 진행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대회장도 대부분 시골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승택은 “미국 전역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호텔 생활을 하고 있다”며 “대회장을 이동할 땐 마땅한 항공편이 없는 경우가 많아 7시간 이상 운전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어 생활을 유지하는 데 드는 기본 경비도 부담이다. 이승택은 “기본적으로 한주에 호텔비 200만원, 캐디피 200만원 등을 포함해 700만원 정도 든다”며 “한국 식당이 있는 곳에선 한식을 많이 먹지만 대부분 햄버거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용적인 부담이 많이 되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웃었다.

이승택은 벌어들이는 상금을 고스란히 투어 경비로 쏟아붓더라도 도전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이라면 아까울 게 없다”고 말하는 그는 “PGA투어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며 “용감한 도전을 이어간 끝에 꿈을 이룬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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