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곧 무대”… 윤복희, 75년 디바의 클래스 (데이앤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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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영원한 디바’ 윤복희가 인생 자체가 무대였던 75년의 시간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지난 2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23회에서는 데뷔 75주년을 맞은 윤복희가 출연해 전설적인 활동사부터 가슴 아픈 가족사,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무대에 대한 열정을 전하며 깊은 울림을 안겼다.

방송은 윤복희의 변함없는 존재감에서 시작됐다. 1960년대 미니스커트 유행을 선도했던 그는 당시 일화를 유쾌하게 전하며 분위기를 풀었고, 이어 만 5세에 뮤지컬 무대로 데뷔한 계기와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혔다. 어린 시절 부상으로 “반신불수 가능성”이라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약물 의존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거부했던 사연은 그의 강단을 짐작하게 했다.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긴 것은 가족사였다. 아편 중독으로 입원한 아버지, 생계를 위해 공연에 나섰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그리고 어린 나이에 이어진 부친의 사망까지. 윤복희는 “7살에 어머니를, 9살에 아버지를 잃었다”고 담담히 고백하며 인생의 무게를 전했다.

그럼에도 그의 무대는 멈추지 않았다. 윤복희는 미8군 무대를 시작으로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과정을 소개했다. 루이 암스트롱과의 듀엣 무대, 엘비스 프레슬리와의 교류 등은 ‘원조 한류 스타’라는 수식어를 실감케 했다. 특히 ‘코리안 키튼즈’ 결성 비화와 함께 BBC 프로그램 출연, 비틀스와 같은 지면에 이름을 올린 일화는 당시 위상을 짐작하게 했다.

무대를 향한 집념은 때로는 큰 희생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복희는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며 당시 계약서에 명시된 ‘임신 금지’ 조항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여러번의 중절 수술을 견뎌야 했다고. 윤복희는 그렇게 무대를 위해 감당해야 했던 선택들을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그 시대 공연계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자궁암 수술과 황반변성 등 여러 시련 속에서도 무대를 지켜온 그의 행보는 ‘디바’라는 호칭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인간적인 면모도 인상적이었다. 허준호, 최민수 등이 그를 “엄마”라고 부른다는 특별한 인연이 공개됐고, 특히 허준호가 칠순을 맞아 LA 돌비시어터 공연을 선물했다는 일화는 훈훈함을 더했다.

무대 위에서의 현재도 여전했다. 윤복희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겟세마네’를 선보이며 스튜디오를 순식간에 공연장으로 바꿔놓았다. 그는 “가수보다는 뮤지컬 배우로 불리고 싶다”며 “노래를 부를 때마다 은혜를 받는다”고 밝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열정을 드러냈다.

7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진 그의 무대는 단순한 경력을 넘어 한국 공연사의 한 축으로 읽힌다. ‘데이앤나잇’은 윤복희라는 인물을 통해 한 시대의 공연과 삶을 동시에 조명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사진출처=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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