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 내는 분담금을 입주 후 6~7년까지 유예해주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로 서울 강남권 조합원도 현금 마련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조합원 분담금을 최대 6년까지 유예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강남구 압구정5구역에선 현대건설과 경쟁한 DL이앤씨가 입주 후 7년 유예를 내걸었다. 분담금은 옛날 집을 새집으로 바꿀 때 내는 차액이다. 조합원 분양가가 권리가액(기존 건물의 감정평가액에 사업수익률을 곱한 금액)보다 높을 때 낸다. 공사비가 오르면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담금은 보통 입주할 때 완납한다. 몇 년 전부터 납부 유예가 유행처럼 번졌다. 현대건설은 2019년 용산구 한남3구역을 수주하며 ‘1년 유예’를 약속했다. 이자도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당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하고, 곳곳에 ‘분담금 폭탄’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대형 사업지를 중심으로 분담금 유예가 필수 제안 사항으로 자리 잡았다.
유예 기간도 2년, 4년 등으로 계속 늘었다. 최근 시공사를 정한 압구정3구역(현대건설), 압구정4구역(삼성물산), 압구정5구역(현대건설), 성수1지구(GS건설) 모두 분담금 4년 유예를 적용한다. 작년 대우건설은 강남구 개포우성7차에 처음 6년 유예를 제안했다. 입주 전 분할 납부하던 분담금을 마지막에 한 번 내는 이른바 ‘빵빵백’(0-0-100) 구조도 일반화됐다.
조합원 입장에서 모든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분담금 납부는 대개 ‘수요자 금융 조달’ 방식이다. 조합원 개인이 금융회사에서 분담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자 부담은 물론 대출 규제로 필요한 분담금을 모두 대출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책임 조달을 내세운 건설사가 나타나고 있다. 조합원이 금융권 대출을 못 받으면 시공사가 책임지고 분담금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작년 압구정2구역에 처음 제안한 뒤 확산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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