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구세주’ 케인 멀티골… “오늘은 내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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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전 2-1 역전승 이끌어
득점 선두 메시-음바페 1골차 추격
“진정한 리더” 동료들도 엄지 척

잉글랜드의 ‘해결사’ 해리 케인(왼쪽)이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주드 벨링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날 동점골과 역전골을 몰아친 케인의 활약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안착했다. 애틀랜타=AP 뉴시스

잉글랜드의 ‘해결사’ 해리 케인(왼쪽)이 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주드 벨링엄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날 동점골과 역전골을 몰아친 케인의 활약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안착했다. 애틀랜타=AP 뉴시스


“누구에게나 영웅이 될 수 있는 때가 온다. 오늘은 내가 영웅이 될 차례였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골잡이 해리 케인은 2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을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전반 7분 먼저 골을 내준 잉글랜드는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콩고민주공화국 골키퍼 리오넬 음파시에게 번번이 막혔다. 0-1로 끌려가던 후반전에 잉글랜드의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케인이었다. 케인은 후반 30분 앤서니 고든이 높게 띄운 공을 헤더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41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케인은 유니폼 상의에 부착된 잉글랜드 대표팀 엠블럼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4, 5호 골을 잇달아 터뜨린 케인은 월드컵 통산 득점을 13골로 늘렸다. 이로써 케인은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1940∼2022·12골)를 넘어 월드컵 통산 득점 공동 6위가 됐다.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19골)다.

케인은 이번 대회 득점 순위에선 공동 선두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이상 6골)에게 한 골이 뒤진 공동 3위가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득점 1위(6골)에 올랐던 케인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컵 골든부트(득점왕)를 노리고 있다.

케인은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경기에서 36골을 터뜨리며 유럽 축구 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자에게 수여되는 ‘유러피언 골든슈’를 품에 안았다. 케인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우승을 안긴다면 축구계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 수상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케인은 최전방 공격수이면서도 수비 시엔 후방까지 내려와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 케인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팀 동료들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드필더 데클런 라이스는 “케인은 진정한 리더다. 매일 성실하게 훈련하고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면서 “경기의 승패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선수가 팀에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6일 열리는 16강전에서 이번 월드컵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한다. 결전지는 해발 2200m에 있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이다.

잉글랜드는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 때 이곳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에게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은 경기다. 잉글랜드 골키퍼와 공중볼을 다투던 마라도나는 펄쩍 뛰어올라 왼손으로 공을 건드려 득점했지만 심판은 핸드볼 반칙을 선언하지 않고 마라도나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어 마라도나는 잉글랜드 수비수들을 제치고 약 60m를 질주해 추가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이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다. 케인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40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악몽을 떨쳐 내겠다는 각오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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