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남도여행] 백운동원림-영랑생가-세계모란공원
‘호남 3대 정원’ 명성 백운동원림
정약용도 ‘12승경’ 노래하며 칭송
시문학파기념관은 첫 유파문학관
김영랑-정지용 등 시인 9명 기려
백운동에서 강진읍으로 내려오면 문학의 향기가 이어진다. 군청 뒤편 시문학파기념관은 한국 최초의 유파문학관으로 1930년 창간된 ‘시문학’을 중심으로 순수시 운동을 이끈 김영랑(1903∼1950), 박용철(1904∼1938), 정지용(1902∼1950) 등 아홉 시인의 정신을 기린다. 전시실에는 ‘시문학’ 원본과 희귀 초간본, 친필 원고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자작나무 조형물 아래 펼쳐진 ‘시인의 전당’에서는 시문학파 시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강진이 왜 ‘문향(文鄕)’의 고장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기념관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영랑생가가 나온다. 돌담길과 동백나무, 샘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집은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비롯한 수많은 명시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햇살이 돌담 위에 내려앉는 오후, 생가 마당에 서면 그의 시구처럼 맑고 단정한 정서가 마음에 번져온다. 남도의 사투리로 빚어낸 영랑의 언어는 지금도 이 집의 공기 속에 남아 봄바람처럼 잔잔히 흐른다.여정의 마지막은 영랑생가 뒤편 세계모란공원이다. 봄이면 이곳은 이름 그대로 ‘모란의 나라’가 된다. 붉고 흰 모란, 자줏빛 겹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며 공원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유리온실 사계절 모란원에서는 계절과 관계없이 풍성한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강진 읍내와 보은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녁이 되면 야간 조명이 켜지면서 대숲과 꽃길이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해 낮과는 다른 낭만을 선사한다. 특히 5월의 모란은 가장 화려한 절정을 이루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오래 붙잡는다.
백운동의 고요한 물소리에서 시작해 시문학의 향기, 영랑의 서정, 모란의 화사함으로 이어지는 길. 강진의 봄은 한 장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연과 문학, 역사와 꽃이 이어지는 동선마다 ‘남도답사 1번지’라는 이름의 깊이가 새겨져 있다. 이번 봄, 강진은 걷는 이의 마음속에 오래 남을 한 편의 시를 선사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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