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브랜드·IP 확장성·힐링 먹혔다…해외 출간 도서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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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저변 넓히는 출판시장]③
'해외 출판시장 보고서' 전수분석
한강·최은영·이영도 작품 다수 언급
영화·드라마 원작도 관심

  • 등록 2026-06-01 오전 5:00:04

    수정 2026-06-01 오전 5:00:0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실제 해외 시장의 선택을 받은 한국 책들은 무엇이었을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개하는 국가별 ‘해외 출판시장 보고서’를 보면 그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진흥원이 현지 사서와 연구원, 문화·출판 분야 종사자 등을 코디네이터로 위촉해 출판 시장 동향과 한국 도서 반응을 정리한 자료다.

이데일리가 최근 3년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개한 국가별 ‘해외 출판시장 보고서’ 223건 가운데 한국 도서 정보가 담긴 7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은 △작가 브랜드 파워(21건) △지식재산권(IP) 확장성(15건) △힐링 문학(13건) △여성 서사(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 중국 내수용 엣지 에디션.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작가 브랜드 파워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를 비롯해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정보라의 ‘저주토끼’, 손원평의 ‘아몬드’,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 등 이미 해외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언급됐다. 해외 출판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작가의 작품이 번역 출간에 따른 위험 부담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IP 확장성을 갖춘 작품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영화화된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원작 에세이로 알려진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등이 대표적이다. 책이 단순한 번역 출간에 그치지 않고 영상화·시리즈화·굿즈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해외 출판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형 힐링 소설의 강세도 확인됐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윤정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등이 여러 국가에서 출간되며 주목받았다. 이들 작품은 상처 입은 인물들의 회복과 위로, 자기 성찰을 따뜻한 분위기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필굿(feel good) 소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 독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도 적극 활용됐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판다 일러스트를 표지에 적용한 양재진의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실크 북커버와 굿즈를 묶어 판매한 최은영의 ‘밝은 밤’, 중국 내수용 엣지 에디션으로 출간된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 등이 사례로 꼽혔다.

배혜은 북경대학교 문화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온라인 서점 시장에서는 한정판, 특별판, 플랫폼 전용 에디션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편”이라며 “중국 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전략이 장기적인 판매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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