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한여름 예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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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공연예술제-생생우리음악축제
카페-책방-교회-도서관서 8월 열려
러너스 하이 떠올리는 무용 작품에
숨소리도 들리는 정서적 교감 집중

8월 한여름, 대형 극장 대신 소극장 교회 도서관 책방 카페 같은 일상 공간에서 관객과 호흡하는 축제가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아르코 썸 페스타(ARKO SUM FESTA)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춘천공연예술제와 생생우리음악축제다.

● ‘고통 끝 환희’ 러너스 하이 같은 공연

이윤숙 감독

이윤숙 감독
“몰입 끝에 해방이 오고, 고통 끝에 환희를 맛보는 것은 스포츠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연예술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닮았죠.”(이윤숙 춘천공연예술제 축제감독)

‘2026 아르코 썸 페스타’에 참여하는 축제인 강원도 ‘춘천공연예술제’. 춘천공연예술제 제공

‘2026 아르코 썸 페스타’에 참여하는 축제인 강원도 ‘춘천공연예술제’. 춘천공연예술제 제공
올해 제25회를 맞는 춘천공연예술제의 주제는 ‘러너스 하이’다. 춘천공연예술제가 스포츠 용어를 주제로 내건 ‘페어플레이-와일드카드-러너스 하이’ 3개년 기획의 마지막 장이다. 다음 달 11∼15일 축제극장몸짓, 성암교회, 봄내극장, 담작은도서관 등 강원 춘천시 곳곳에서 ‘러너스 하이’에 어울리는 무용 작품이 공연된다. 관객이 직접 몸을 반복적으로 움직여 보면서 환희에 다다르는 감각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시민 참여 워크숍도 마련된다.

춘천은 마임 축제와 인형극 축제, 연극제 등 40년 안팎의 축제 전통을 가진 국내 3대 축제 도시다. 그중에서도 춘천공연예술제는 25년의 연륜을 이어 가고 있다. 2002년 시작된 이 축제는 출연진의 재능 기부와 십시일반 정신으로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세트가 필요 없는 무용 공연 위주로 진행됐다. 지금은 음악과 연극, 어린이 공연까지 포괄하는 축제로 확대됐다. 춘천공연예술제에서는 강변이나 한옥, 폐공장, 터널도 무대로 활용된다. 축제 기간 성암교회는 재즈클럽으로도 변신한다.

“주민들이 교회가 극장으로 변신하는 모습에 처음엔 어색해하더라고요. 그런데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 관객들의 변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합니다. 일상에서 친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서 귀가 열리고 눈이 틔는 거예요. 처음으로 음악 공연을 본 관객이 공연 마지막 날 춤 공연까지 보러 찾아오시는 걸 보고 감동했습니다.”

이 감독은 “일상에서 만나는 공연 예술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되돌아온다”고 말한다. 축제 기간 서울발 ‘아트버스’도 운영된다. 공연을 보고 숙박하고 자유여행을 하는 동안 ‘빵지순례’(특색 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와 막국수, 닭갈비 같은 지역 명물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숨소리까지 들리는 국악

다음 달 28∼30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 일대에서 열리는 생생우리음악축제. 동네 서점과 작은도서관, 카페 등에서 열리는 소규모 언플러그드 공연이다.

김정오 대표

김정오 대표
“TV에서 ‘국악 한마당’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지루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눈앞에서 국악을 들으면 웃고 울다가 흥이 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작은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적 교감이죠.”(김정오 문화발전소 열터 대표)

경기 화성시 봉담읍 ‘생생우리음악축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경기 화성시 봉담읍 ‘생생우리음악축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연 관객이라야 많게는 50∼60명, 적게는 10명 남짓이다. 김 대표가 공연장 섭외를 위해 책방, 카페에 이어 바느질 공방까지 찾아가자 업주들의 첫 반응은 “굳이 이런 걸 해야 돼?”였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관객 반응이 뜨거워지자 요즘은 같이 하자는 제안이 먼저 온다고. 김 대표는 “처음 3년은 화성 전역에서 펼쳐졌지만 작은 공연 몇 개 정도로는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올해는 봉담 한 지역에 집중해서 축제 밀도를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축제 연주자는 전국에서 120여 팀이 지원해 13팀이 선정됐다. 연주자들은 창작곡을 만들게 된 이유 등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동네 책방 ‘저자와의 만남’을 닮은 풍경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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