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미루려는 네타냐후 "휴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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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호식량 받는 레바논 이재민들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9일(현지시간) 폭격으로 거처를 잃은 이재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앞다퉈 손을 내밀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30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 구호식량 받는 레바논 이재민들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9일(현지시간) 폭격으로 거처를 잃은 이재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앞다퉈 손을 내밀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30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오는 11일부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이란의 대리세력인 헤즈볼라 공습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레바논에서 휴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를 전력으로 계속 타격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안전을 회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영상을 올리기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란과 평화협정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했다. 또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와 통화했고, 그가 공격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우리 또한 조금 더 자제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상이 나온 후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추지 않겠다고 한 것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세력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려는 배경 중 하나는 자신에 대한 재판이 여러 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총 세 건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건은 언론사와 부적절한 거래를 한 혐의에 관한 것이고, 1건은 부유한 사업가에게 배우자와 함께 사치품을 받거나 카타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 등 부패에 관련된 것이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함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일시 중단됐던 재판은 휴전 선언으로 오는 12일 재개된다. 판결 결과 유죄가 확정돼 실형을 살게 되면 피선거권도 박탈당할 수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판결 시기가 미뤄지고, 다시 차기 선거를 노릴 여지가 생긴다.

이스라엘 내부 정치지형도 그가 전쟁에 승부수를 걸도록 이끌고 있다. 이스라엘은 10월27일까지 차기 의회를 구성하는 총선을 치르도록 되어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와 초정통파(하레디) 정당들이 연합한 친 네타냐후 진영은 과반(61명)을 확보하기 위해 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통과된 올해 예산안은 62표를 겨우 확보했다.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 맞이할 수 있었던 의회 자동 해산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것이다.

대 이란 전쟁과 헤즈볼라 공습에 대한 이스라엘 내 여론은 엇갈린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의 최근 여론조사(3월22~26일)에 따르면 전쟁에 대해 유태계는 대체로 높은 지지도(78%)를 보이고 있지만 아랍계의 지지도(19%)는 낮다. 네타냐후 총리가 개인적·정치적 동기로 전쟁을 개시했다고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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