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탑승 게이트 앞에는 일본어가 끊이질 않았다.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29일~5월6일) 마지막 날 귀국하려는 여행객이 몰려서다. 여행용 캐리어를 끄는 가족 단위 일본인 여행객들 사이로 파라타항공 탑승구가 눈에 들어왔다. 줄 앞쪽에서는 일본인 승객 두어 명이 탑승권을 보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파라다? 파라타?". 지난해 출범한 파라타항공은 일본 시장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이들과 함께 탄 항공기는 한국인이 많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일본인 승객도 적지 않았다.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탑승객 국적은 총 10개국이었다.
이날 탑승한 항공편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파라타항공 WE503편이다. 좌석은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저비용항공사(LCC)의 비즈니스 클래스라고 하면 흔히 이코노미보다 좌석이 조금 넓은 정도를 떠올린다. 기내식은 물론 생수까지 별도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파라타항공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는 이런 통념에서 벗어나 있었다.
LCC 비즈니스석 맞나…숫자로 확인한 공간
앞 좌석과의 간격은 74인치(약 188cm)로 두 다리를 쭉 뻗어도 앞 좌석에 닿지 않는다. 좌석 너비는 21인치(약 53cm)다. 대형항공사(FSC) 비즈니스 클래스와 비교해도 넓게 느껴졌다. 2-2-2열로 배치된 좌석은 180도 완전히 펼쳐지는 풀 플랫 시트다. 항공기가 순항고도에 오르면 누워서 갈 수 있는 셈이다.
자리에 앉자 승무원이 다가왔다. 웰컴 드링크와 함께 약과를 제공했다. 음료는 생수와 파라타항공의 시그니처 음료 '피치온보드'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상큼한 복숭아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피치온보드를 선택했다. 이륙 후에는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도 제공되는 음료지만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에서는 탑승 직후부터 제공된다. 이륙 전부터 '비행을 즐기러 왔다'는 기분이 드는 건 이런 세심함 덕분이다.
귀에 얹는 순간 엔진 소리가 지워졌다
파라타항공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니코리아와 협업해 '프리미엄 기내 체험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푸꾸옥, 다낭 노선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탑승객에게 소니의 플래그십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WH-1000XM6'를 대여해주는 방식이다. 이날 나리타 노선에서는 항공사 측의 양해를 얻어 동일 제품을 미리 체험했다.
승무원에게 헤드폰을 건네받아 귀에 올렸다.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비행기 특유의 낮고 묵직한 엔진음, 끊임없이 이어지던 '윙-' 소리가 옅어졌다. 완전한 무음은 아니었지만 뇌가 소음으로 인식하던 저음이 배경으로 밀려났다. 세상이 한 층 더 조용해진 느낌이었다.
탑승 전 저장해 둔 영상을 재생했다. 평소 사용하던 무선 이어폰으로 들을 때와 질감이 달랐다. 소리가 공간감을 갖고 귀를 감쌌다. 그대로 좌석을 눕혔다. 헤드폰을 착용한 채 침대가 된 좌석 위에 누웠고, 이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떴을 때 창밖은 여전히 구름이었고 기내는 조용했다. 아니, 조용하게 느껴졌다. 헤드폰 덕분이었다.
헤드폰을 직접 체험해보니 아이 동반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잘 맞을 것으로 보였다. 마음껏 돌아다니기 어려운 기내에서 장시간을 보내야 하는 어린아이에게 주변 소음은 예민함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하나가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비행 시간이 길고 아이가 어릴수록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명해진 '라면'…냄새에 추가 주문 이어져
기내식 메뉴판을 펼쳤을 때 눈에 들어온 건 냉면이었다. 라면은 이미 파라타항공의 ‘명물’로 통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국제선 기내 유상판매 실적에서 전체 판매의 10.3%를 차지하며 2위에 오른 메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파라타항공을 타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로 꼽힌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후기가 넘쳐나는 라면 대신 냉면을 골랐다. 기내에서 냉면을 판매한다는 점 자체가 신선했고 실제 맛도 괜찮았다.
다만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에 라면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승무원이 조리된 라면을 들고 이동하자 뒷좌석 승객 2명의 추가 주문이 이어졌다. 파라타항공의 라면은 컵라면이 아니다. 대형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나 볼 법한 직접 끓인 라면이다. 다만 라면과 냉면 모두 한정 수량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원한다면 서두르는 편이 낫다.
"또 타겠다"…낮선 이름이 남긴 첫인상
나리타 공항에 착륙 후 통로로 나서는 길에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처음 파라타항공을 이용했다는 일본인 승객이 내리면서 승무원에게 "다음에 또 타겠다"고 짧게 인사를 건넸다. 탑승구 앞에서 항공사 이름을 읽어보던 이들이 내릴 때는 재탑승을 약속하고 있었다.
파라타항공은 현재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내 서비스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니코리아와의 헤드폰 협업 역시 그 일환이다. 현재는 푸꾸옥과 다낭 노선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객 반응을 바탕으로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늘 위 두 시간 남짓. 침대 좌석에 누워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한 채 잠든 그 시간은 비행이 아니라 휴식에 가까웠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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