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스크린으로 부활한 ‘팝의 황제’에 열광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마이클’이 8억 달러가 넘는 글로벌 흥행수입을 올리면서다. 북미와 유럽에선 대표곡인 ‘빌리진’ 등 잭슨의 음악까지 차트 역주행하는 등 ‘마이클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 극장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개봉 3주를 앞둔 시점에서 139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최근 극장가 관람 수요를 고려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글로벌 박스오피스 열기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돌아온 마이클 잭슨…美·유럽 열광
1일 미국 영화집계 플랫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마이클’은 지난 4월 24일 북미 지역에서 전국 개봉한 이후 전날까지 누적 3억399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개봉 첫날에만 3929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엘비스 프레슬리, 밥 딜런 등 대중음악 스타의 삶과 음악을 다룬 작품이 인기를 끄는 미국에서 음악인 전기 영화로는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개봉 후 38일간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13번 오르는 등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슈퍼 마리오 갤럭시’ 등 대형 프랜차이즈 IP(지식재산) 영화들과의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보인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흥행하고 있다. 영국에선 개봉 당일 1561만 달러의 수익을 내며 영국 음악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밴드 퀸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었다. 제작비만 약 2억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글로벌 누적 수익이 8억 달러를 넘어서며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돌파했고, 최근 후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마이클’의 영향력은 스크린 밖에서도 관측된다.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마이클 잭슨의 명곡들이 역주행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대표곡인 ‘빌리진’이 최근 발표 43년 만에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 정상에 올랐다.
앨범 소비량도 늘었다. 빌보드가 예고한 오는 6일자 차트에 따르면 1982년 발매된 정규 6집 ‘스릴러(Thriller)’가 ‘빌보드 200’ 5위에, 인기곡을 모은 베스트 앨범 ‘넘버 원스(Number Ones)’도 6위에 올랐다.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빌리 진 등 잭슨의 솔로곡뿐 아니라 그룹 활동을 한 잭슨 파이브 시절의 곡까지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군체’에 밀려 한국은 뜨뜻미지근
‘마이클’은 국내 극장가에서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13일 개봉 당일 9만여 명이 관람하는 등 개봉 후 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다만 개봉 2주차 들어 ‘군체’가 개봉하면서 정상 자리를 내주는 등 관람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영화진흥위원에 따르면 ‘마이클’은 개봉 17일간 139만4000명이 관람했다. 개봉 열흘 만에 300만 명을 돌파한 ‘군체’와 비교하면 온도 차가 크다. 국내 극장에서 음악인 전기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쓴 ‘보헤미안 랩소디’의 같은 기간 누적 관객 수(249만)에 크게 못 미친다.
영화계에선 달라진 ‘마이클’의 국내 성적이 글로벌 흥행을 따라잡지 못하는 배경으로 달라진 극장 환경을 꼽는다. 극장 최전성기였던 2018년에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와 달리 코로나19, OTT 영향력 확대 등의 외생 변수로 극장 수요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입소문을 타야 관객이 몰리는 최근 극장 관람 트렌드에서 ‘군체’가 화제성으로 우위에 섰다는 것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개봉 직전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아 화제를 모은 ‘군체’와 달리 ‘마이클’은 작품성을 두고 아쉽다는 평단의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문화 아이콘인 마이클 잭슨의 영향력이 국내에선 다소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 평론가는 “국내에서도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덤이 분명 존재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 젊은층에선 K팝 상징성이 큰 만큼 소구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승목 기자

3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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