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관계 회복 단계 들어선 한·중…FTA 협상 속도 높이고 AI 협력

한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와 민간 교류 측면에서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첨단기술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교류 확대를 통한 긴밀한 소통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인공지능(AI)·바이오제약·녹색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양국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 위해 호혜적 협력을 심화하고, 이익의 유대를 강화하기를 제안한다"며 "전략적 소통으로 상호 신뢰의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바라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 존중 속에서 공동 발전하며,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협력하고 상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국민 간 교류를 통해 '민심 소통'을 촉진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시 주석은 "여론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긍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전달하며, 부정적 동향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청소년·미디어·싱크탱크·지역 간 교류 활성화를 제안했다.

한·중 정상회담 후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는 "급변하는 국제·지역 정세에 직면해 양국이 우호의 전통을 계승하고 동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환영사에 이은 답사에서 "서로를 존중·신뢰하고, 함께 협력하고 상생하며, 서로의 성공을 도와주는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하는 공동의 노력으로 양국 관계의 아름다운 내일을 함께 열어 나가자"고 언급했다.

또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 나라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중국은 한국을 일관되게 중시해 왔고, 양국 우호를 주변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성과 있는 회담을 가졌다"며 "중국은 내년 APEC 의장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아태 지역 번영을 촉진하고 글로벌 거버넌스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한국외대 국제학부 학생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소개하고 "구절구절에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다"며 "양국이 청년 교류 활동을 많이 벌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11년 만에 방한해 2박 3일간 주요 일정을 소화한 시 주석은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시 주석 방한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입국 당일부터 한국을 떠날 때까지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30일 김해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김해공항 공군 나래마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받은)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 지역 황남빵 매장들은 'APEC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