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회에 강아지 함께 가면 왜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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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충정사에서 강아지와 보호자들이 함께 산책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려, 대웅전에 반려동물이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이 행사와 변화를 이끈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동물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강조하며 사회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기견 입양 프로젝트와 자립준비청년 지원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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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사로 변신 나선 이영 전 장관
한국 사회 낡은 관행 고치려고
문제해결연구소 '마침표' 설립
대웅전에 반려견 출입 첫 행사
반려견·유기견 프로젝트 이어
자립준비청년·규제혁신 지원 등
집단지성으로 답 찾아갑니다

이영 전 장관이 자신의 반려견 '뻥이'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영 전 장관이 자신의 반려견 '뻥이'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승환 기자

조용하던 서울 남산 충정사가 지난달 20일 모처럼 들썩였다. 이날 충정사에는 강아지 10여 마리가 보호자와 함께 이곳저곳을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외부인이 반려동물과 출입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러나 이번엔 부처를 모신 대웅전까지 들어갔다. 금견(禁犬)의 구역인 대웅전에 동물이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건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56)이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동물도 소중한 생명인데 동물이라는 이유로 사찰에 들어갈 수 없다는 관행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장관의 고민을 들은 충정사 주지 덕운 스님이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고 공감하며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 충정사는 이 전 장관의 소개로 유기견 '새콤'을 입양했다.

이 전 장관이 사회문제 해결사로 변신했다.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인 지난해 문제해결연구소 '마침표'를 설립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사회엔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하고 넘어가는 일이 너무 많다"며 "이런 관행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마침표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인 2021년 국회 본회의장 내 잡무 담당 여성 주무관이 치마 대신 바지도 입을 수 있도록 관행을 고친 바 있다.

마침표는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오픈 플랫폼이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마침표의 구성원은 대학생부터 주부, 자영업자, 기업 대표이사 등 다양하다. 이들은 매주 주말 저녁에 모여 3시간씩 사회문제 풀이법을 놓고 토론을 한다. 현재는 반려동물·자립준비청년·첨단산업 규제 세 가지 분야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많고 많은 사회문제 중 왜 반려동물 문제가 1호일까. 이 전 장관은 "특히 유기견 문제를 통해 한국 사회에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매년 전국에서 버려지는 유기견은 10만마리에 달한다. 단순히 귀여워서 기르기 시작했다가 병원비 등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무책임하게 버리는 보호자가 늘어난 탓이다.

이를 위해 이 전 장관은 마침표 회원들과 함께 유기견 입양 프로젝트에 팔을 걷고 나섰다. 미국에서 MYM(Meet Your Match) 프로그램을 도입해 맞춤형 입양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히 견종의 성별, 나이만 보고 입양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견종의 활동성, 보호자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짝을 맺어주는 식이다. 군견·경찰견 등 '영웅견' 입양을 위한 가을 하이킹 대회도 추진 중이다.

사찰뿐만 아니라 교회·성당에도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도록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꼭 모든 장소에 반려동물이 들어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며 "질문을 던져 받아들이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실제로 반려견 '뻥이'를 키우는 애견인이기도 하다.

2호 문제로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집중한다. 반려동물 문제를 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코피노, 다문화가정 지원 등에 대해 토론하다가 우선 자립준비청년을 돕기로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 출신인 회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맞춤형 금융 교육, 예술인과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추진 중이다.

이 전 장관은 "강아지처럼 작은 생명조차 귀하게 대하지 않는데 인간이라고 다르겠나"라며 "인종, 소득, 지역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학대하는 건 결국 다 생명 존중 의식의 부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 대표 출신이라는 전문성을 살려 첨단산업 규제 혁신에도 나섰다. 우선 인공지능(AI), 바이오, 메디컬 그리고 지능형 모빌리티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기술력이 저만치 앞서가는데 한국은 규제 때문에 데이터 확보도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며 "한 국가에서라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못하는 규제가 있다면 꼭 풀어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디서든 계속하겠다는 이 전 장관. 추후 그의 질문은 더 많은 곳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침표에 참여할 수 있어요. 지금은 3개 반이지만, 얼마나 많은 반이 생길지는 저도 잘 몰라요.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달려 있죠."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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