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오랜 시간 문단에서 활약해온 소설가 정영희가 붓을 들고 독자들과 새로운 소통에 나선다. 정 작가는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이육사문학관 갤러리에서 지난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특별 초대전 ‘Her Zoo 2’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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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희 작가. |
영남대 미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정 작가는 대학 시절 전국대학생 소설모집에 당선된 이후, 5권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작품집을 낸 중견 소설가다. 글을 통해 세상을 그려왔던 그가 이제는 따뜻한 색채와 동화적 캐릭터를 통해 또 다른 형태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이번 전시 ‘Her Zoo 2’는 작가가 소설가로서 쌓아온 서사적 깊이와 화가로서의 조형적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평이다. 정 작가는 “내 속에 예술을 향한 거대한 뿌리가 있어 물을 찾는 나무처럼 계속 뻗어나간다”며 “그동안 글로써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이제는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작들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오마주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사막여우, 바오밥 나무, 낙타 등 친숙한 동식물 소재들은 정 작가만의 순수한 색감과 결합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투영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나는 누구고 왜 이 별에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와 같은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동화적 묘사를 넘어 현대인이 잊고 살았던 순수함과 삶의 본질을 되찾게 하는 ‘뮤지엄 테라피’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정 작가는 지난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기획전에서 65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화단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올 4월에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국제무대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제적 감각을 인정받았다.
정 작가는 “국제무대를 거쳐 한국 정신문화 수도인 안동에서 연이어 특별 초대전이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며 “저의 그림이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끝없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행복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오랜 시간 문장 앞에 무릎 꿇고 살았으나, 어느 날 내 안에서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생명체들을 느꼈다”며 “그림 속 동물들의 이야기는 마치 한 프레임의 짧은 소설(플래시 픽션)처럼 시작됐다”고 창작의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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