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잠실 실내체육관 솔로 단독 콘서트 ‘언필터드’ 리뷰
미완성과 완성의 변증법 미학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 약 4년2개월 만에 성사된 원필의 솔로 콘서트 마지막 날, 전날부터 내리던 비는 다행히 말끔히 그쳐 있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전 회차 선예매 매진을 기록하며 굳건한 티켓 파워를 입증한 이번 공연에서 원필은 자신을 둘러싼 다정함의 필터를 과감히 걷어냈다.
“마이데이(My Day)가 아는 저의 이미지가 전부가 아니거든요. 저는 굉장히 거친 사람이고, 마냥 잘 웃고 귀여운 사람은 아니에요.”
오프닝 트랙인 ‘톡식 러브(Toxic Love)’와 자신이 가장 애정한다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I Became an Adult)’로 공연의 포문을 연 그는, 숨겨뒀던 억눌린 자아의 파편들을 투명하게 전시했다.특히 이날 공연의 백미는 원필이 스스로 고백한 ‘미완성과 완성의 변증법 미학’이었다. 그는 학생 시절 꿈꿨던 어른의 모습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여전히 미완성인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거울을 보며 마냥 어리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성장해 나가는 중이라는 그의 서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어른아이’들의 마음을 관통했다.
결핍과 미완성은 곧잘 고통을 수반하지만, 서로의 불완전함을 긍정하고 함께 걸어나갈 때 그 미완성은 비로소 완성으로 나아가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아직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셨다면, 저와 함께 계속 살아가며 완성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원필의 제안은, 우리가 미완성이라는 아픔 속에서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언이었다. 상처의 부피를 기꺼이 함께 감당하려는 이 태도야말로 그가 음악으로 건네는 가장 정확하고 다정한 헤아림이다. “꿈을 좇는 아이 / 원하는 물감으로 맘 가는 대로 / 색칠해 왔어”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그리다 보면’이 더 뭉클했던 이유다.
이날 세트리스트는 원필의 감정 아카이브 그 자체였다. ‘휴지조각’, ‘지우개’를 거쳐 데이식스 유닛 및 단체 곡인 ‘나홀로 집에’, ‘사랑, 이게 맞나봐’, ‘예뻤어’ 등으로 다채로운 서사를 쌓아 올렸다. 마냥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상공 위 피아노 무대로 입체적 사운드를 선사하는가 하면, ‘백만송이는 아니지만’ 등에서는 깜짝 댄스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밴드맨의 틀을 깨는 반전 매력을 분출했다.
과거 군 입대를 앞두고 코로나19라는 벽에 부딪혀 팬덤 ‘마이데이(My Day)’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듣지 못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던 2022년 첫 콘서트. 그때의 슬픔을 뒤로하고 원필은 “이번 ‘언필터드’ 앨범과 공연을 통해 마음속 응어리들을 후련하게 털어놓고 갈 수 있게 됐다”며 맑게 웃었다.그 후련함의 정점에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사랑병동’이 자리했다. 거친 사운드와 함께 토해내는 절박한 구조 신호는 역설적이게도 거대한 사회라는 병동을 살아가는 이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소하는 감정의 피난처가 됐다. 더불어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청각 장애 관객을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오라캐스트(청취보조시스템)를 도입한 점 역시, 음악이 닿는 곳에 한계를 두지 않으려는 그의 깊은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우리 같이 좀 걸어요.” 비가 그친 5월의 봄밤, 원필은 팬들에게 담담히 손을 내밀었다. 앙코르곡 ‘행운을 빌어줘’의 찬란한 잔향 속에서 관객들은 알 수 있었다. 완벽하게 세공된 보석보다, 상처 입은 원석 그대로를 기꺼이 내보이는 그의 여과 없는 음악이 삶의 가장 눈부신 위로가 돼주리라는 것을.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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