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인츠바이오, 4세대 폐암 신약 'JIN-A02'로 식약처 희귀의약품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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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인츠바이오, 4세대 폐암 신약 ‘JIN-A02’로 식약처 희귀의약품 지정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 9월 3일자 식약처 고시를 통해 제이인츠바이오의 폐암 신약 후보물질 ‘JIN-A02’를 국가 지정 희귀의약품으로 공식 선정했다.

이번 지정으로 JIN-A02는 정부로부터 의료적 필요성을 공식 인정받은 신약으로서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JIN-A02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4세대 EGFR 표적 항암제 중 최초로 정부의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사례로, 규제기관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신약으로 판단됐음을 의미한다.

치료 공백 메우는 신약…내성 폐암 대상 ‘긴급 개발 필요’ 공식화

28일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JIN-A02의 공식 적응증은 “EGFR C797S 돌연변이 양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다. 이는 3세대 표적치료제(예 타그리소) 투여 후 나타나는 EGFR C797S 돌연변이를 가진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군을 가리킨다.

이 돌연변이는 3세대 EGFR-TKI 치료 이후 발생하는 내성 기전 중 가장 흔한 EGFR 변이이며, 타그리소 치료 후 약 15%에서 발견된다. 현재 해당 변이를 표적으로 승인된 치료제가 전무하여 환자들에게 남은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들은 기존 항암화학요법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평균 4개월에 불과하고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도 50%에 달하는 등 치료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JIN-A02는 표적치료제가 없던 EGFR C797S 변이 폐암에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강력한 신약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JIN-A02는 국내 바이오기업 제이인츠바이오가 개발 중인 경구용 4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다. 3세대 TKI 치료 실패 후 발생하는 다양한 EGFR 돌연변이(C797S 포함)를 선택적으로 강력 억제하도록 설계돼 기존 치료제 내성 극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한국, 미국, 태국 등 다국가에서 동시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며, 이미 용량 증량 단계(part A) 중간결과를 통해 우수한 안전성과 항암 효능이 확인됐다. 이 같은 초기 임상 데이터는 JIN-A02의 혁신성이 실제 환자 치료에서 발휘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종양 축소·뇌전이 억제·안전성…초기 임상서 다중 효능 검증

임상 중간 결과를 살펴보면 JIN-A02는 내성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뚜렷한 종양 축소 효과와 양호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중간 결과에 따르면 3세대 TKI 치료 이후 병이 진행된 환자들 가운데 여러 명에게서 부분관해(PR) 반응이 관찰됐다. 특히 저용량인 50mg을 투여한 한 환자는 종양 크기가 77%까지 줄었으며, 6개월 넘게 PR 상태가 유지돼 반응의 지속성까지 확인됐다.

뇌전이 환자에게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JIN-A02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뇌 조직에 도달하며, 100mg 투여군에서는 뇌전이 병변이 감소하고 질병이 안정세를 보였다. 300mg 고용량 투여 환자 중 한 명은 뇌종양 병변 일부가 완전히 소실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는 치료 용량에서 뇌 내 약물 농도가 충분히 확보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안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300mg의 고용량까지 용량제한독성(DLT)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150mg 이하 투여군에서는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일부 300mg 투여 환자에게서 피부 발진, 여드름양 피부염, 설사 등 부작용이 있었지만, 모두 1~2등급의 경증으로 임상적으로 무리 없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EGFR 억제제 계열에서 흔히 나타나는 피부 관련 이상반응이나, 심혈관·간독성과 같은 심각한 전신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치료 효과의 유지 기간도 고무적이다. EGFR 삼중돌연변이(Exon19del/T790M/C797S) 보유 환자 1명은 현재까지 약 21개월(651일) 동안 JIN-A02 치료를 이어가며 질병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전체 환자의 평균 치료 기간도 5개월(약 144일)을 넘어섰다. 내성 돌연변이를 장기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속 개발부터 허가·상용화까지… 정부 제도 지원 본격 가동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지정 결정은 JIN-A02의 미충족 의료 수요 충족 가능성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한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규제 당국이 해당 신약의 작용 기전과 비임상/임상 근거를 면밀히 검증한 결과 그 개발의 시급성과 필요성이 입증됐다는 의미이며, 기존 치료제로는 한계가 있었던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 개선 가능성까지 제도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 지정을 계기로 JIN-A02의 개발과 허가를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JIN-A02에는 다음과 같은 지원 조치들이 적용된다.

우선 임상시험계획(IND)에 대한 심사가 신속히 진행된다. 임상시험 승인 심사를 우선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전체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신약 허가 심사 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어 다른 품목보다 우선순위가 부여되며, 이에 따라 심사기간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허가 절차 전반에 걸친 행정 간소화가 적용돼 승인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든다.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 역시 마련돼 기업의 개발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제이인츠바이오는 이번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국가 우선개발 대상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환자들의 신속한 치료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조건부 승인 및 가속 승인과 같은 조기 상용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약물은 조건부 승인의 조건 또한 70% 이상 충족시키므로 임상 1/2상 등의 예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승인될 수 있다. 회사는 정부의 지원을 발판삼아 글로벌 임상과 기술이전을 더욱 가속화함으로써, 3세대 치료제 내성으로 대안이 없던 전 세계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치료 옵션을 조속히 제공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정을 국내 바이오 신약이 정부와 글로벌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는 상징적 이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JIN-A02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개발 탄력을 받으면서, 난치성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신약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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