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 ‘하늘의 눈’ 파괴 배후?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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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뉴시스
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정밀 타격을 위한 표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이 미군의 핵심 자산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위성사진을 러시아가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현지 시간)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28일 카타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란의 중동 내 미군 공격을 돕기 위한 핵심 군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을 돕고 있는가? 물론이다. 어느 정도? 100%다”라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힌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의 위성들이 이달 20, 23, 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프린스 술탄’ 미 공군기지를 촬영했다. 이 기지는 러시아의 위성 촬영 이후인 이달 27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미군 10여명이 다쳤으며, 3억 달러(약 4500억 원)짜리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괴됐다. E-3는 레이더로 먼 거리의 적을 탐지하고, 이 정보를 다른 항공기에 제공하는 ‘하늘의 눈’ 역할을 한다. 미군이 공중 핵심 자산인 AWACS를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진을 한번 찍으면 그건 공격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촬영은 공격을 모의하는 것이며 세번째 촬영은 러시아가 하루, 이틀 내로 공격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해 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제공하는 위성 정보와 표적 식별 정보가 이란이 미국 레이더 시스템을 공격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간 러시아는 이란과 군사 협력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미군 관련 정보 제공은 부인해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달 26일 프랑스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사기술협력 협정을 통해 이란에 특정한 군사장비를 공급해왔으나, 이란에 정보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유럽은 러시아의 이란전 개입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달 12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공격 패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며 “이란 전술 뒤에 ‘푸틴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이달 26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가 미국인을 공격하기 위한 표적 설정을 돕기 위해 이란에 정보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드론 지원을 통해 이란이 주변국과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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