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구보건축 대표 "화려함보단 시민 삶의 질 높이는 게 우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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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을 통해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시 노원구청 로비.  노원구 제공

리모델링을 통해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시 노원구청 로비. 노원구 제공

“공공공간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에 관한 생각은 결국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민입니다.”

조윤희 구보건축 대표 "화려함보단 시민 삶의 질 높이는 게 우선이죠"

조윤희 구보건축 대표(사진)는 지난 24일 “퇴근하고 들르는 도서관이 있고, 아파트 단지로 이뤄진 사회가 아니라 골목길도 잘 만들어서 가고 싶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보건축은 서울 노원구청 로비 리모델링을 비롯해 공공건축을 잘하는 사무실로 알려져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노원구청 로비 설계로 2023년 서울시 건축상 공공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노원구청은 여러 번의 증축으로 커진 몸집에 비해 로비 공간이 협소해 이를 바꾸는 공사를 진행했다. 구보건축은 사업을 맡아 주민이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조 대표는 “공간을 잘게 나누지 않고 가구 배치를 달리해 책을 읽는 공간, 아이들의 공간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며 “로비를 넓게 유지해 공간을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공건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가 우리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도로는 늘 경사가 있는데, 건물은 어디서나 평평한 것이 이상하다”며 “경사가 있을 때 한국은 그냥 건물을 얹는데, 일본만 해도 계단을 놓는 등 그 경사를 계산해서 시공한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성인은 아무렇지 않은 곳이라도 유모차와 휠체어를 이용하는 시민과 노인은 불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화려한 디자인이나 비싼 재료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드나드는 공간을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이 삶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서울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 거장 승효상의 이로재, 미국 보스턴의 하울러+윤아키텍처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1년 젊은 건축가상을 받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공공성을 가진 건물은 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이다. 그는 “민간건축인데 웬만한 공공건축보다 훨씬 훌륭한 공공성을 지녔다”며 “대중교통과의 연결성, 로비의 개방성, 외부 공간의 계획, 문턱 낮은 입구, 훌륭한 디자인 등 추구해야 하는 답안 같은 건물”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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