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래의 콘텐츠 脈] 〈12〉K콘텐츠산업의 지식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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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6월 17일부터 19일에 걸쳐 '2026 콘텐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글로벌 진출' '지식재산(IP)' '콘텐츠 금융'과 '콘텐츠 기술'을 포럼 주제로 삼았다. 콘텐츠산업의 전반적인 변화를 짚어보는 주제다. 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은 개별 장르 중심을 넘어서 전체 생태계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콘텐츠는 창의 산업의 영역이다. 경험과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이자 창작의 바탕이 된다. 콘텐츠 인력의 학습 능력과 배움의 기회가 중요하다. 콘텐츠산업계는 신입사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중견 직원, 그리고 예비 창작자 등 다양하다. 영화, 게임, 방송, 애니메이션 등 각 장르에 따라, 사업 단계에 따라 다른 전문성이 요구된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과 정보는 그 층위가 다양하다. 단순히 하나로 뭉쳐놓을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과 콘텐츠산업의 글로벌화는 융·복합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식과 정보에 대한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한층 높인다.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은 빠른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최신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며 새롭게 사업 방향을 설정하면서, 유관 업계·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희망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포럼과 세미나는 이런 갈증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민간 기업이나 언론사도 콘텐츠 포럼 등을 개최하지만, 대체로 자사 영향력을 보여주는 화제성 이슈나 연사 중심, 또는 자체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그 목적과 성격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포럼은 국민 세금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도 산업 생태계 진단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인지도가 없더라도 현업 실무 전문가를 연사로 초청하고, 시장에서 관심이 낮은 중소 콘텐츠 제작사의 생존전략과 같은 것을 다룰 수 있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전문가나 업계와 네트워크화를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 이번 콘텐츠산업포럼이 다룬 주제와 참여자가 이를 보여준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사람의 창의력을 토대로 한다. 콘텐츠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에 있어서, 다른 산업과는 달리, 현업 종사자와의 네트워크화가 더 긴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관련 정부 정책의 집행기관이자 현장의 애로사항과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가교(bridge)역할을 한다. 정책사업을 집행하면서 현업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콘텐츠산업 관련 각종 실태조사와 연구보고서, 이슈 페이퍼 등을 발간하고 있다. 정책연구에서도 현장과 정부 정책의 연결점이 되고 있다. 콘텐츠 정책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어젠다를 선제적으로 제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 콘텐츠산업 포럼과 세미나가 현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 콘텐츠 정책 어젠다를 제시하는 장이 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포럼과 세미나가 콘텐츠산업 지식과 정보의 가교이자 공론의 장(public sphere)이 되는 비전과 역할을 기대해 본다. 콘텐츠산업 현업과 정책을 잇는 통합형 네트워크의 장, 정책의 현장성을 확보하고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 포럼과 세미나에서 제시된 정보와 제언이 아카이브화되고, 현장에 오지 못한 수많은 예비창작자와 중소콘텐츠제작사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 등을 할 수 있는 'K콘텐츠산업 지식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구호로는 실현되지 않는다. 적절한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고 했던가?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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