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원장 "이견 좁혀져"…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 가능성

3 weeks ago 22

< 긴장 감도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이틀 앞둔 19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하에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날 삼성전자 경기 평택캠퍼스 주변에 노조 파업 관련 현수막과 파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손팻말이 걸려 있다. /평택=이솔 기자

< 긴장 감도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이틀 앞둔 19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하에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날 삼성전자 경기 평택캠퍼스 주변에 노조 파업 관련 현수막과 파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손팻말이 걸려 있다. /평택=이솔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이틀 앞둔 19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하에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막판 조율에 나섰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 등을 두고 일부 이견이 좁혀져 극적 타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성과급 재원·배분율 일부 접점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교섭에는 노조 측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조정을 참관하며 양측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의장에 들어가면서 “일부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며 “(합의가) 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중노위원장 "이견 좁혀져"…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 가능성

노사는 이날 최대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를 두고 한 발씩 양보하며 절충안을 모색했다. 노조는 성과급(OPI)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하고,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고수했다.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업계 1위 달성 시(또는 영업익 200조원 이상) 영업이익 9~10% 재원을 추가 특별포상으로 주는 유연한 제도화를 제안했다. 노사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영업이익의 12% 수준에서 특별포상금 형태의 제도화를 3년 시한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재원 배분 비율 역시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12% 수준에서 70%는 반도체 전 부문에 똑같이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각 사업부(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사측이 협상 타결을 위해 노조 측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측은 노조안이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에 유리하고 메모리 사업부에 불리해 성과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OPI가 연봉의 50% 이상이면 그 초과분에 대해선 1년 내 매도 제한을 조건으로 한 자사주 지급 방식 등도 막판 협상 카드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결렬 시 긴급조정권 발동 불가피

노사는 장외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사측은 이날 오전 파업에 대비한 최소 인원 명단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법원이 사측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는 가처분 결과에 따라 총파업 시 하루 7087명의 필수 인력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노조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쟁의권을 무기로 배수진을 쳤다.

중노위의 최종 조정안이 마련되면 노조는 이를 수용할지를 두고 이르면 20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조합원 투표를 통과해 노사가 최종 서명하면 단체협약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극적 타결이 이뤄지면 삼성전자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사상 초유의 파업 위기를 넘기면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탈환과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적으로 합의하더라도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현재 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반도체(DS) 부문과 비반도체(DX 등) 부문 간 견해차가 팽배해 노노(勞勞)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번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불거진 부문 간 형평성 논란과 결속력 약화를 해결하는 것이 삼성전자 노사의 핵심 숙제다.

만약 중노위 조정안을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협상은 최종 결렬된다. 노조가 공언한 파업 시점이 21일로 임박한 만큼 사후조정이 불발되면 삼성전자의 총파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정부는 총파업 돌입 직전 전격적으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곽용희/세종=원종환 기자 why29@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