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센터장들 "내년 '오천피' 가능…증시 부양책 일관돼야"

3 days ago 3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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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상승 랠리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이 일관성 있게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우호적 시장 상황이 이어진다면 내년 코스피지수가 5000선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30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개최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같은 목소리를 냈다.

간담회에는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진국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참석했다.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세계 신용 팽창이 최고 수준인데 미국의 금리 인하까지 전개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여건이 좋다"며 "내부적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업종의 실적 상향 추세가 긍정적이고 정부의 정책 의지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시장의 하단을 강화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가 이어지려면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이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박 센터장은 "배당소득세를 낮춰주는 등 자본의 효율적 재배치로 주주환원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이동을 위한 세제 혜택들이 있어야 장기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 산업 정책의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센터장도 "배당 관련 세제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많은 투자자가 상장지수펀드 등을 많이 이용하는데 상당 부분 배당소득으로 간다고 해서 자본 이익을 제대로 못 누리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11월 국회에서 처리될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며 "두 가지 사안이 다음달 국회에서 잘 처리되느냐와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실현되는지가 외국인 투자자의 믿음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증시 상승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고태봉 본부장은 "코스피지수가 5000까지 가려면 파이프라인을 하나 더 연결해야 한다"며 "그것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프로젝트의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이고 성공할 경우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1990년대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기술들을 얹어오면서 증시가 우상향했다"며 "한국도 기업의 체질개선이 필요하고, 국민성장펀드가 건강한 회사들을 성장하게 하는데 쓰이는 게 코스피지수 5000 달성에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코스피지수의 내년 상단을 4500선 안팎으로 내다봤다. 경우에 따라 그 이상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앞서 코스피지수 전망을 나름 높여서 했는데도 생각보다 빨리 도달했다"며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는 가정 하에 (내년 상단을) 4500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조건으로는 △미국 시장의 유동성과 AI 투자 강세 기조 유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세 지속 △정부의 꾸준한 시장 부양 노력을 들었다.

최광혁 센터장은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빨리 올라감에 따라 내년 상반기 전망치를 4400∼4600으로 재산정했다"며 "다만 내년 미국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경우 미국에서 환율 문제를 건드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희찬 센터장은 "현재보다 20% 이상의 시가총액 증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고, 이병건 센터장도 "코스피가 이미 밴드(전망치 범위) 상단에 와버렸는데 여기서 20% 정도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태봉 본부장은 "국민성장펀드의 낙수효과가 성장을 만드는 데 쓰이고, 모든 국민이 주식시장을 통해 부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신뢰한다면 5000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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