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흥행하면서 교권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정치권과 교육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드라마 속 가상의 조직이었던 ‘교권국(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논의가 본격화된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드라마가 다룬 사교육 문항거래를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콘텐츠가 현실 정책 논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7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시·도교육청 안팎에서 교권 침해 대응 기능을 전담하는 ‘교육활동보호국(가칭)’ 신설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단순한 민원 대응을 넘어 법률 지원, 학생 분리조치, 학부모 민원 대응, 교사 심리회복 등을 한 조직에서 통합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교권보호국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참교육’ 속 교육부 산하 가상 조직이다. 교권 침해와 아동학대 사건을 강력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기구로 묘사되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 등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들이 화제를 모았다.
현재 교육부는 별도 국(局) 단위 조직 신설보다는 교권 업무를 전담하는 교권보호과를 새로 만드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경기도교육청 내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공개 토론하자”고 제안하면서 학부모멘토단, 김준혁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25일 국회 토론회에서 안 당선인은 모두 발언에서 “교권이 무너진 것을 수년 전부터 감지했다”라며 “서이초 사건 후 교권 5법이 생겼으나 교권이 회복됐다고 느끼는 선생님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드라마 속 응징 조직을 현실에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안심하고 수업할 수 있는 행정 지원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라며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국 설치 구상을 공식화했다. 법률 지원과 민원 대응, 긴급 출동 체계, 교육활동 보호 119 콜센터 운영 등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안 당선인이 지난 16일 CBS 라디오에서 “교사들 중에 해병대·특전사 등 특수부대 출신들이 생각보다 많더라”며 “주위에 실제로 알아보니 충분히 그런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20~30명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며 ‘체벌 부활’ 논란이 있었기 때문.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녹색당, 정의당 청소년위원회 등 시민·인권단체들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식 교권보호국은 교육 문제를 통제와 억압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이라며 학생 인권과 교권이 대립하는 구조가 아닌 위기 학생 지원과 교사 보호 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토론회에서 안 당선인은 “교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과하게 표현됐는데 그것을 과잉 해석한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소신이다. 제발 말 한마디 갖고 시비 걸지 마시고 달을 쳐다봐 주시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경아 민주연구원 연구위원도 “드라마에 나오는 교권보호국의 응징적 방식은 현실 정책에서 불가능하다“며 ”힘으로 응징하는 ‘나화진’(특전사 출신 교권국 감독관)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나화진 없이도 교사를 보호하는 행정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현실에 던진 메시지는 교권국 논의에만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극중 주요 소재였던 사교육 문항거래를 막기 위한 입법도 시작됐다.
국민의힘 김용태 국회의원(경기도 포천·가평)은 지난 25일 문항거래 관련 교원뿐 아니라 학원강사, 사교육업체 관계자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학원 설립·운영자와 소속 임직원·강사가 교원에게 문항 출제·컨설팅을 요구·의뢰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문항거래로 형을 받은 자는 3년간 학원 설립·운영 및 강사를 할 수 없도록 결격 사유도 신설했다.
학원 운영자는 소속 강사의 위반행위를 인지한 즉시 직무 배제하고 교육감에게 통보해야 하고, 소속 강사가 위반행위를 한 경우 학원 운영자에게 매출액의 20%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문항거래는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공백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개정안은 그 구조 자체를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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