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무극, K웹툰 타고 해외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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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K웹툰 타고 해외로 비상

업데이트 : 2026.05.12 17:28 닫기

서울예술단 제작 '나빌레라'
7월 대만 국립극장서 공연
일본에는 라이선스 수출
치매 노인 발레 도전기 그려
춤 비중 커 감정전달에 강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의 공연 사진.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의 공연 사진.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예술단

"두렵지 않아 낯선 시작, 더 멀리 날아올라 할 수 있는 만큼."

76세 노인 김덕출이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힘껏 도약한다. 그의 얼굴에는 노인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행복과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지난 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의 한 장면이다.

치매 진단을 받은 76세 노인이 인생 황혼기에 발레에 도전하고, 꿈 앞에서 방황하던 23세 청년이 그를 만나 다시 무대로 향한다. 인생의 서로 다른 시기에 발레라는 인연으로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간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이 작품은 2024년 일본 영화·연극 배급사 도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에서 공연을 펼친 데 이어 오는 7월 대만 타이중 국립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한국식 뮤지컬'을 표방해온 창작가무극이 40년 만에 국경을 넘기 시작한 것이다.

창작가무극은 뮤지컬도 연극도 창극도 아닌, 한국식 무대극을 표방하는 장르다. 서울예술단 측은 "노래·춤·극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독자적인 공연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1986년 '88서울예술단'으로 출발한 서울예술단은 40년간 이 장르를 밀어왔다. '바람의 나라' '잃어버린 얼굴 1895' '윤동주, 달을 쏘다' 등 한국사·전통 소재 작품으로 한국뮤지컬대상을 4차례 수상하며 기반을 다졌고, 최근에는 '나빌레라' '신과 함께' 등 웹툰 IP(지식재산권)와 SF 소설('천 개의 파랑') 등으로 소재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나빌레라'는 창작가무극의 대중적 가능성을 가장 또렷이 보여준 작품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2019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6%를 기록했다. 덕출의 간절한 꿈과 채록의 방황 등 대사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무용수들의 신체 곡선과 호흡으로 전달하는 점이 호평을 얻은 결과라는 게 공연계 분석이다.

'나빌레라'는 해외 시장 문도 열었다. 도호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성사된 2024년 일본 공연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진행됐는데, 공연이 현지에서 입소문을 타며 5월 말부터 전석 매진과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일본판은 한국적 설정을 현지화하지 않고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살렸다.

해외 직접 공연도 이어진다. 서울 오리지널 공연팀은 대구·밀양 등 국내 투어를 거쳐 오는 7월 25~26일 약 800석 규모의 대만 타이중 국립극장 플레이하우스에서 이틀간 3회 공연을 올린다. 한국어 공연에 중국어 자막을 입히는 방식인데도 현지 반응은 뜨겁다. 공연 두 달여를 앞둔 시점에 3회 공연 모두 일반 좌석이 매진됐다.

뒤를 잇는 작품도 대기 중이다.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NOL 씨어터 우리카드홀에서는 주호민 웹툰 원작 '신과 함께_저승편'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망자 김자홍이 저승에서 49일간 일곱 관문을 통과하며 삶을 평가받는 이야기로, 2015년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을 모아왔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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