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리딩런' 2만명 참여
독서시간을 거리로 환산하고
'독서 코스' 따라 기부금 적립
약속된 코스 완주자도 1900명
북클럽 등 '공동체 독서'도 열풍
독서는 본래 침묵 속에서 홀로 사유하는 행위다. 문장 속에 혼자 들어가 타인의 세계에 접속한 뒤 그들의 삶을 내 속도와 내 감각으로 번역하는 일, 그게 독서의 본질적인 목적이자 과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독서가 고독의 몸짓을 넘어 공동체적인 이벤트로 변모하고 있다. 혼자 읽은 시간을 옆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같은 시간을 통과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하는 독자들이 많아져서다.
18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작한 캠페인 '리딩런 2026'의 참여자가 한 달 만에 2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리딩런 2026은 러닝 챌린지에 책읽기를 접목시킨 예스24 독서 캠페인이다. 독서 시간 10분을 '1㎞ 거리'로 환산해 목표 삼은 코스를 완주하도록 독려하는데 스타터 코스는 100분(10㎞), 하프 코스는 210분(21㎞), 마라톤 코스는 420분(42㎞)이 된다. 리딩런 2026의 총참가자가 지난 한 달간 1만8782명, 누적 시간 170만분(1183일)을 기록했다. 자신이 계획했던 코스를 '완주'한 독서 참가자는 이 가운데 1906명이었다.
리딩런은 앱으로 타이머를 켜고 독서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면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완주하면 완주 배지를 지급하고, 예스24가 대신 기부도 해준다. 예스24는 스타터 코스 1000명 달성 시 100만원, 하프 코스 1000명 달성 시 200만원, 마라톤 코스 1000명 달성 시 300만원을 자사에서 기부한다. 현재까지 스타터 코스로 500만원, 하프코스로 200만원, 마라톤 코스로 300만원이 적립된 상태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독자들은 독서가 사회적 행위라는 인식 속에서 독서 행위를 할 수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독서 타이머를 활용한 횟수는 6만5339건을 기록했고, 코스 참여를 위해 독자들이 선택한 도서는 1만2358권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주목을 받은 인기 도서는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였고 한강 '소년이 온다', 양귀자 '모순', 헤르만 헤세 '데미안',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등도 상위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형 독서보다 심야 독서가 많았고, '7일 연속 독서'와 '하루 30분 이상 3회 이상 독서'도 각각 390회, 1144회로 나타나 참가자들의 독서 패턴이 고르게 분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딩런 2026은 현재 개최 중인 북중미월드컵과도 연계된 특별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A매치 축구 한 경기당 선수들의 평균 이동 거리를 11.2㎞로 보고 이를 '112분 독서' 코스로 만들었다. 예스24 앱 구동 시 특별 코스가 먼저 눈에 띌 정도다.
리딩런 2026 캠페인의 인기몰이 배경으로는 독서를 통해 타인과 연결되는 경험을 독자가 원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문학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멤버십 북클럽도 근본적으로 공동체적 경험 갈망에 기반한다. 누적 회원이 11만명을 넘어선 민음사의 '민음북클럽'은 올해 16기를 맞았고, 출판사 문학동네의 '북클럽문학동네'도 누적 회원 수가 5만명에 달한다. 각 출판사가 큐레이션한 도서를 추천하고, 한정판 도서를 구독자에게 제공하거나 완독 챌린지, 뉴스레터 발송, 강연 참여 시 우대 등의 혜택을 준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참여로서의 독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독서의 결합으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가구 업체 일룸은 지난 4~5월 포엠매거진과 함께 누워서 책을 읽는 '명잠의 서재, 눕서'를 열었다. 서울 성수동 일룸 모션 베드 팝업스토어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시집 큐레이션 공간을 마련하고 시 낭독회를 함께 열기도 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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