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는 대결이었다.
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LA다저스의 경기는 맥스 슈어저와 클레이튼 커쇼, 두 베테랑 투수의 선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신인 시절이던 지난 2008년 9월 7일 맞대결한 이후 처음으로 맞붙었다. 당시 애리조나 소속이던 슈어저는 랜디 존슨, 다저스 소속이던 커쇼는 그렉 매덕스를 대신해 등판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낯선 신인 투수였던 이들은 이후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슈어저는 사이영상 3회, 올스타 8회,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커쇼는 올스타 11회, 사이영상 3회, MVP 1회, 그리고 2020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현역 선수 중 최다 탈삼진 2위가 3456개 기록한 슈어저, 그리고 3위가 3014개의 커쇼다.
MLB.com이 기록 관리 업체 ‘엘리아스 스포츠’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신인 시절 맞대결에 이어 나란히 3000탈삼진을 기록한 이후 다시 맞붙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두 선수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슈어저는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2실점, 커쇼는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경기는 다저스의 5-1 승리로 끝나며 승패가 갈렸지만, 두 선수 모두 퀄리티 스타트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커쇼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슈어저와는 커리어 내내 함께 뛰기도 했고, 경쟁하기도 했던 사이”라며 이번 맞대결의 특별함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두 선수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블루제이스 구단이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나 서로 사인한 유니폼을 맞교환하며 어쩌면 다시는 오지 못할 수도 있는 이 순간을 기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