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청문회 '첫 불출석 증인' 나왔다... 정몽규·이임생 등 '같은 사유' 불출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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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참석한 홍명보(왼쪽부터) 감독과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사진=뉴스1
지난 2024년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참석한 홍명보(왼쪽부터) 감독과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사진=뉴스1

오는 22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증인이 나왔다. 증인으로 채택된 13명 가운데 첫 불출석 사유서 제출 사례다. 국회법에 따라 불출석 사유서가 인정되면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자칫 다른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축구계에 따르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지원 단장으로 동행했던 박항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사유는 청문회 기간 해외 체류다. 박항서 전 부회장은 월드컵을 앞두고 태국 2부리그 칸차나부리 파워FC 감독으로 선임된 바 있고, 월드컵 일정을 마친 뒤 부회장직을 사퇴하고 칸차나부리 지휘봉을 잡았다. 이로 인해 이번 청문회에는 출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국회에 밝힌 상태다.

만약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박항서 전 부회장이 밝힌 불출석 사유가 인정되면, 박 전 부회장은 이번 청문회에 불출석해도 된다. 대신 필요할 경우 서면으로라도 답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회장은 임오경·진선미 의원의 신청으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신문 요지는 '월드컵 경기 성과 및 대표팀 운영 관련'이었다. 대신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나 대한축구협회 행정 문제 등 이번 청문회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증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며 불명예 퇴진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 등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빠져나오고 있다.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빠져나온 박항서 지원 단장.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며 불명예 퇴진한 축구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 등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빠져나오고 있다.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빠져나온 박항서 지원 단장.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문제는 이번 청문회의 핵심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박항서 전 부회장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임생 전 이사는 지난 7일 캄보디아 나가월드FC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했다. 캄보디아 현지 활동 등은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박항서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현지 체류'를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캄보디아 구단의 테크니컬 디렉터 부임 시기를 두고 도피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임생 전 이사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홍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 당시 "(홍명보 감독을 만나) 왜 홍 감독님이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하는지를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했다. "액수를 밝힐 수 없으나 이제 한국 감독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홍 감독에게 거액의 연봉(20억원 추정) 계약을 안긴 것 역시 그였다. 이번 청문회에선 이정문·임오경·정준호·조계원·진선미·최민희 등 무려 6명의 의원이 신청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신문 요지는 '(홍명보) 감독 선임 전권 위임받은 경위와 적법성'인데, 자칫 이임생 이사가 없는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역시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을 앞두고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던 그는 지난 6일 대한축구협회에 사임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사임이 확정됐다. 다만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는 가장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가장 많은 7명의 의원이 신청했고, 신문 요지는 '대한축구협회 운영,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관련, 사퇴 배경과 시점의 적절성'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4년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024년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정몽규 전 회장 역시도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축구협회장직은 내려놨지만, 여전히 그는 HDC 회장이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 위원, 국제축구연맹(FIFA) 상업·마케팅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통해 해외로 출국하고, 관련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전례들'도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0월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뜬금없는 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2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에도 AFC 아시안컵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활동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그나마 대한축구협회는 이용수 부회장이나 김승희 전무이사 등 현직들에 한해 청문회 출석을 예고했고, 홍명보 전 감독 역시도 직접 청문회 출석을 약속한 상태다. 다만 박항서 전 부회장을 시작으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증인들이 늘어나고, 특히 핵심 증인들의 비중이 커질 경우 축구협회 청문회 의미는 그만큼 퇴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청문회 회피 등에 따른 거센 후폭풍은 고스란히 당사자들의 몫이다.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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