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명에게 3703회 마약 주사
오재원·‘람보르기니남’도 고객
서울 강남에서 100여명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으로 투약하고 41억원을 챙긴 60대 의사가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의료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의사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41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1월~2024년 7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의원에서 내원자 105명을 상대로 총 3703회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의원의 상담실장, 간호조무사 등 직원들과 공모해 프로포폴 중독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투약 영업’을 벌였다. 이들은 1회당 20만~30만원을 받고 투약하는 방식으로 41억원 4052만원을 불법으로 벌어들였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 주차 시비 끝에 상대를 흉기로 위협해 실형을 선고받은 이른바 ‘람보르기니남’ 홍 모씨도 A씨의 고객이었다.
A씨는 심각한 중독 상태에 있던 환자들에게 ‘생일 기념’ ‘출소 기념’ 등을 명목으로 무료 투약을 해주거나, 일부 환자들에게는 하루에 15~20차례에 걸쳐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투약 이력을 타인의 명의로 허위 보고하거나, 일반 환자들의 투약량을 부풀려 보고한 혐의도 받았다. 진료기록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거나, 직접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도 있다.
프로포폴보다 취급이나 관리가 쉬운 에토미데이트, 식약처의 안전권고 투약 기준이 없는 레미마졸람 등 다른 의약품을 혼합해 투약하는 방식도 썼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A씨에게 징역 4년와 벌금과 추징금, 약물치료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원자들의 투약 횟수를 점차 늘려 프로포폴 중독을 조장했다”며 “호기심에 피고인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중독 상태에 이르게 됐고, 이미 상당한 의존성을 보였던 사람들도 여러 병원을 전전할 필요 없이 손쉽게 프로포폴을 투약할 수 있게 되면서 중독성이 심화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법원은 검찰이 제기한 향정신성의약품 매매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내원자들에게 의약품의 소유권을 넘기고 당사자들이 직접 투약한 것이 아니라, A씨가 소유한 의약품을 수면마취를 통해 사용한 행위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도 “구 마약류관리법이 ‘투약’ 행위와 ‘매매’ 행위를 별도로 규정했으므로, 의사가 업무 외에 목적을 위해 환자에게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여했더라도 ‘매매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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