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트럼프 비판’ 연설 불씨 됐나…86년 된 합동방위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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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 2025.10.0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 2025.10.08.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이 1940년부터 86년간 유지해온 캐나다와의 국방 협력 기구인 영구합동방위위원회(PJBD) 참여를 ‘일시 중지’한다고 18일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올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우선주의’ 등을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앞서 1일에도 이란 전쟁에 비판적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발언 등을 문제삼아 주독 미군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 주요국 동맹의 균열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은 18일 X에 “유감스럽게도 캐나다는 방위 공약에서 신뢰할 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PJBD가 북미 공동 방위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재검토하기 위해 참여를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특히 카니 총리의 다보스포럼 연설 링크를 공유하며 “수사(rhetoric)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외면할 수 없다. 진정한 강국은 공동의 방위·안보 책임으로 자신의 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니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미국 같은 ‘패권국’에만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며 “중견국이 서로 연대해서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월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PJBD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기구는 최소 연 1회 회의를 진행해야 하나 마지막 회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4년 11월 캐나다 행정 수도 오타와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종종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불렀고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를 ‘(미국의) 주지사’라고 조롱했다. 올 2월 캐나다가 47억 달러(약 7조 원)를 들여 자국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다리 ‘고디 하우 국제 대교’를 건설하고 있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빠르면 올해 중 개통될 이 다리가 운행되려면 건설 비용을 전혀 내지 않은 미국이 다리의 절반을 소유하고 수익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F-35 전투기 88대를 도입하기로 했던 캐나다가 이 작업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에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미국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가 일고 있다. 예비역 장성 출신인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은 “이웃 나라와의 긴밀한 동맹을 지키려면 더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국방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또 데이비드 맥킨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캐나다 CBC방송에 “캐나다는 우리와 협력할 준비가 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상호 방위와 안보를 강화할 최선의 방안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나누기 위해 언제든지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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