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월1일가상자산 과세 시행
투자자들 “만만한게 코인이냐” 반발
금융연구원도 “재검토 필요해” 우려
요즘 10대들에게 스마트폰 앱으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ETF에 투자하는 미성년자가 30만명을 넘을 만큼 뜨거운 청소년들의 투자 열풍은 자연스럽게 주식보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듭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미성년자는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없지만, 만 19세가 되면 이러한 제한은 해제됩니다. 그렇게 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제도가 바로 ‘가상자산 과세’입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상자산을 거래하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일하거나 주식으로 얻은 돈에 세금을 거두는 것처럼, 가상자산 투자에도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보고 법을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50만원을 넘는 이익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22%의 비율로 세금을 거두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금을 두고 시장과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식, 채권, 펀드로 돈을 벌었을 때 세금을 거두기로 한 법안이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세금을 떼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세금만 거두려고 했다며 반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코인을 맡기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스테이킹(Staking)’은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것과 같은 성격을 가집니다. 마케팅을 목적으로 나눠주는 ‘에어드롭(Airdrop)’은 공짜로 받은 코인의 가치를 정확히 매기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산마다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기준으로 세금을 거두는 건 행정 편의를 위한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세금을 거두기 위한 시스템이 부족한데 과세부터 서두르고 있다며 반대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주식 시장과 다르게 가상자산 거래 내용을 정부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 거래소와 다르게 해외 기업은 한국인 투자자가 거래한 기록을 정부에게 넘겨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한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개인 지갑으로 거래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지갑은 개인정보 없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주인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거래 내역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에만 세금을 걷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금을 피하기 위해 국내 거래소를 쓰는 투자자가 해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국가를 넘어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이를 사전에 등록하고 한국은행에 거래 내역을 보고하도록 법을 수정한 겁니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더라도 정부가 거래 내역을 알 수 있으니 투자자가 해외로 이탈해 세금을 피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국내 산업이 축소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이 공개된 지 8일 만에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은 만큼, 과세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금융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별도로 도입하는 문제는 단순히 시행 시기를 정하는 수준을 넘어 과세 근거와 체계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덕식 기자·김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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