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유료 멤버십 회원에게 상시 할인 가격을 제공하는 것처럼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일회용 쿠폰 적용 가격을 표시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료 멤버십 할인 혜택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 가격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로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현행 정액 과징금 기준 법정 최고액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와우회원가'를 표시하면서 와우멤버십 가입 시 받을 수 있는 일회성 할인쿠폰 적용 가격을 회원 전용 상시 할인가처럼 광고했다.
쿠팡은 2020년 3월 와우멤버십에 회원 전용 할인상품 혜택을 추가하면서 와우회원가 광고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와우회원가를 회원이면 누구나 적용받는 가격으로 표시하고 쿠폰 할인은 별도로 구분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광고 방식을 비교하는 A/B 테스트를 진행한 뒤 표시 방식을 바꿨다. 일회성 쿠폰 할인액까지 반영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노출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구매 전환율 등을 확인한 뒤 해당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봤다.
쿠팡 와우 회원가 상품 상세 화면. (자료=공정위)실제 와우회원가는 멤버십 가입 후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쿠폰 가격이었다. 소비자가 같은 상품을 반복 구매할 때 동일 가격을 적용받을 수 없었다. 여러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쿠폰도 실제로는 한 상품에만 적용 가능했지만 쿠팡은 여러 상품 가격에 쿠폰 할인액을 반영해 노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쿠팡은 “와우회원가로 ○○원 할인”, “회원전용 특가”, “로켓와우로 할인받기”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와우회원가와 와우전용 할인쿠폰을 별도 혜택처럼 표시해 소비자가 쿠폰 적용 여부를 알기 어렵게 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의 와우멤버십 가입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는 가입 이후 재구매 가능성이 커지는 '락인(Lock-in) 효과'가 있어 할인 조건과 적용 범위가 중요한 정보라는 설명이다.
특히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몰 경쟁이 치열했던 당시 상황도 고려했다. 2020년 네이버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플랫폼 사업자 간 회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멤버십 시장 선점이 중요해진 시기였다.
공정위는 쿠팡이 최저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와우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기만적 광고를 했다고 판단했다. 광고 기간이 1년 8개월 이상 지속된 점과 광고 이후 와우멤버십 회원 수가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현행 표시광고법상 과징금 한도가 낮아 제재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부당 광고 과징금 상한을 관련 매출액의 2%에서 10%로 높이고 정액 과징금 기준도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리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연계된 가격 할인 혜택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소비자가 할인 적용 조건과 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지속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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