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노이즈’-‘84제곱미터’
‘노이즈’ 주인공이 청각장애인… 보청기 통해 기괴한 소리 ‘섬뜩’
코인 투자, 영끌족 현실 그린 ‘84’
시청각 보단 심리적 긴장에 초점
밀폐된 공간, 되풀이되는 출처 불명의 소리….영화에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기에 이만한 소재도 별로 없다. 여름을 맞아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공포스릴러 한국 영화 2편이 관객을 찾아왔다. 극장 영화 ‘노이즈’와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다.
두 작품은 모두 우리에게 친숙한 ‘밀폐 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층간소음을 둘러싼 정체불명의 존재를 쫓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도 닮았다. 하지만 상영 플랫폼이 극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나뉘는 만큼 연출 스타일은 뚜렷하게 갈린다.
● 원조 스릴러 vs 현실 스릴러
주인공이 청각장애인이란 설정도 눈에 띈다. 작품에서 공포를 선사하는 소재 중 하나는 서주영이 쓰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이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 갑자기 앱에 음성 인식이 뜨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적히는 순간. 기존 공포영화에선 볼 수 없던 섬뜩함을 제공한다.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기괴한 소리 또한 한층 온몸을 찌릿하게 만든다.
● 마무리 아쉽지만 성적은 준수
두 작품은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아쉽다는 점도 엇비슷하다. ‘노이즈’는 귀신과 빙의 등 오컬트적 현상을 끌어들이며 이야기의 톤이 급격히 바뀐다. ‘84제곱미터’ 역시 사건의 배후에 대해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치달으면서 개연성을 무너뜨린다.
‘84제곱미터’는 2030 청년 세대의 주거 현실을 시작으로 집값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아파트 커뮤니티, 부실 감리와 비리, 아파트 소유에 따른 계층 차 등이 담긴 작품. 하지만 스릴러 자체의 재미보다 너무 메시지가 강조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끝까지 장르적 흐름을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성적은 나쁘지 않다. 둘 다 익숙한 소재인 데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누구나 공감할 일상의 긴장감을 끌어올린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노이즈’는 지난달 25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150만 명을 돌파했다. ‘84제곱미터’ 역시 글로벌 OTT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2일 넷플릭스 영화 글로벌 3위까지 올라갔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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