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먼저 알아본 케이블 기술력…'K방산' 신경망 장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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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290억·흑자 전환 원년"
"소재부터 시스템까지 수직계열화 완성"
퀄컴 테스트 통과… 반도체 노하우로 방산 진출
"전차 1대당 5000만 원"… 수주 잔고 급증
'시스템 기업'으로… 드론 잡는 레이더 개발
AI 데이터센터·양자컴퓨터… 미래 먹거리 '쌍두마차'

김병남 센서뷰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센서뷰는 'RF 기반 비행 유도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대드론 방어시스템'으로 방위사업청이 지정하는 방산혁신기업100에 선정됐다. / 박진우 기자

김병남 센서뷰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센서뷰는 'RF 기반 비행 유도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대드론 방어시스템'으로 방위사업청이 지정하는 방산혁신기업100에 선정됐다. / 박진우 기자

“전차와 전투기, 함정의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내부에 더 많은 ‘신경망’이 필요합니다.”

김병남 센서뷰 대표는 23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신경망인 초고주파 케이블부터 커넥터, 레이더 안테나까지 독자 기술로 국산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센서뷰는 5G·6G 통신 안테나와 케이블·커넥터 기술로 퀄컴의 공급사(벤더)로 선정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K방산의 핵심 부품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센서뷰는 6G 이동 통신이 첫 목표였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150억 원을 들여 개발한 mmWave(밀리미터파) 케이블 기술은 당시 시장이 열리지 않아 고전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돌아봤다. 퀄컴의 요구사항을 맞추며 5년 가까이 연구개발(R&D)에 비용을 쏟았지만 6G 시장의 개화가 늦어지며 당초 목표로 삼았던 사업을 잃었다.

하지만 5G·6G 통신용으로 개발된 초소형·초저손실 케이블 기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자전을 뛰어넘는 데이터 대용량 처리 기술이 중요해진 K방산에서 주목을 받았다. 무기는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면서도 충격에 강해야하고, 최소한의 공간에 최대한 케이블을 압축해야한다.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소재 기술로 외산 독점 깬 'K방산 신경망'레이더로 영역 확장

센서뷰의 기술은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는 AI 시대에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밀리미터파 주파수(24GHz 이상)에선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기존 주파수 대역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밀리미터파가 케이블 내부를 통과할 때 낮은 주파수에 비해 에너지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조금만 충격이 가해지거나 조금 구부리기만 해도 성능이 확 떨어지는 이유다.

이같은 손실을 분자 단위에서 절연체인 테플론에 특수화합물을 섞어 해결한 게 센서뷰의 핵심 기술이다. 고주파 대역에서 손실 없이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케이블·커넥터 기술을 갖춘 업체는 센서뷰가 유일하다.

김 대표는 “글로벌 경쟁사는 천 형태의 소재를 테이프처럼 감는 기술로 특수 케이블을 만들고 있지만, 센서뷰의 독자 소재는 단가가 낮은 압출 방식으로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센서뷰의 케이블은 FA-50과 장갑차 등 무기체계의 ‘신경망’으로 탑재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센서뷰는 3~5년 단위 계약을 맺는 방산 수주가 이어지면서 실적도 개선될 예정이다. 현재 초고주파 방산 케이블 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소수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다. 이들이 케이블 시장에서 거두는 이익률은 1000%에 달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 대기업들은 주요 유럽에서 고주파 케이블을 수입해왔지만 수시로 납기와 가격이 발목을 잡아 국산화 수요가 크다.

국산 전차와 장갑차 판매량이 약 7000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시장 수요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센서뷰가 작년 6월말 기준 확보한 방산 수주 잔고는 작년 초만 해도 100억원에 그쳤지만 이를 대폭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한번 채택되면 30년 이상 유지보수(MRO) 수요가 발생하는 방산 특성상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셈”이라며 “올해부터 양산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가파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센서뷰는 완제품 시스템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드론 탐지 레이더’다. 김 대표는 “대기업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능동위상배열(AESA) 방식을 적용한 드론 탐지 레이더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레이더가 드론의 위치만 파악했다면, 센서뷰의 레이더는 1도 단위의 정밀한 탐지는 물론 추적과 요격 가이드까지 수행하는 ‘다중 임무 레이더’다. 이 시스템은 현대로템의 장갑차에 탑재되어 납품이 시작됐다. 향후 자주포와 주요 국가 시설 방어용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김병남 센서뷰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본사에서 레이더용 배열 안테나 소자에 손을 올려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안테나 소자와 필터, 커넥터 수천개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등에서 하나의 레이더를 이룬다. / 박진우 기자

김병남 센서뷰 대표가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본사에서 레이더용 배열 안테나 소자에 손을 올려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안테나 소자와 필터, 커넥터 수천개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등에서 하나의 레이더를 이룬다. / 박진우 기자

방산 넘어 AI데이터센터·양자컴퓨터"올해 흑자 원년 될 것"

김 대표는 방산 이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양자컴퓨터’를 꼽았다. 최근 AI 서버 폭증으로 데이터센터 내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가 화두다. 센서뷰는 기존 광케이블의 비효율을 개선한 ‘초저손실 RF 케이블 솔루션’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7m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는 광케이블보다 RF 케이블이 전력 효율은 2배 높고 가격은 30% 저렴하다”며 “정부 및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과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하 273도의 극저온 환경을 견뎌야 하는 양자컴퓨터 전용 케이블도 개발을 마치고 국내 연구기관에 납품을 시작했다. 특수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대당 수십억 원 규모의 양자 컴퓨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센서뷰는 양산 기준으로 70GHz, 기술적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110GHz까지 mmWave 케이블을 만들 수 있다.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센서뷰의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 센서뷰 제공

올해 센서뷰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매출 156억원, 영업손실 158억원이다. 지난 5년간 매출은 계속 늘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로 영업손실은 150억원 이상을 3년 연속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처음 방산 매출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올해는 방산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3년간의 선행 투자가 올해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며 “올해부터 방산 수주 잔고가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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