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10억 없으면 경비 일 알아봐야”...4900조 ‘연금천국’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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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10억 없으면 경비 일 알아봐야”...4900조 ‘연금천국’에 무슨 일이

업데이트 : 2026.06.01 13:25 닫기

호주 자산운용사, 2000명 설문
62세 은퇴 희망…현실은 66세
10년내 은퇴 250만명…기금 비상

은퇴 이후 노부부 사진. 출처=Pxhere

은퇴 이후 노부부 사진. 출처=Pxhere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안락한 노후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호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최대 연금 및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CFS)’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호주인들이 은퇴 후 안락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금 규모는 100만 호주달러(약 10억8000만원)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약 81만7000 호주달러)과 대비해 22%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과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며 직장을 떠나는 순간 모아둔 돈이 바닥날 수 있다는 가계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호주인들은 평균 62세에 은퇴하기를 희망했지만, 치솟는 주거비와 가계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실제로는 최소 66세까지는 경제 활동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사 포우 CFS 은퇴·성장 부문 상무는 “생활비는 통제 불능으로 치솟고 물가도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노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 등 가계가 짊어진 부담이 커지며, 국민들이 연금계좌 잔액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도대체 이 돈으로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퇴직연금 시장은 총 4조5000억 호주달러(약 4902조원) 규모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규모가 크고 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개인의 노후 불안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무려 250만 명의 호주 베이비부머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 전선에 진입할 예정이어서, 자산운용업계는 이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호주는 이란 전쟁 시작 전부터 고물가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호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 기준 3.4%를 기록하며, 호주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3% 수준을 초과했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으로 인해 시중 금리마저 상승하며 은퇴 자산의 실질 구매력이 빠른 속도로 잠식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노후 보장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는 점도 드러났다. 여성 응답자의 62%가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돈이 부족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남성은 48%에 그쳤다.

호주의 퇴직연금 시스템은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일정 비율(도입 초기 3%에서 시작해 12%까지 단계적 인상)을 의무 적립하는 구조다. 즉, 직장에 오래 머물고 고액 연봉을 받을수록 은퇴 잔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녀 임금 격차 외에도 육아를 위한 출산 휴가와 경력 단절, 복직 후에도 가사 책임 조율을 위해 파트타임이나 계약직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다. 결과적으로 은퇴 연령대인 60~64세 남성의 연금 중간 잔액은 22만 호주달러인 반면, 여성은 16만3000호주달러에 불과해 노후 빈곤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퇴직연금협회(ASFA)의 공식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67세에 안락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단독 가구는 63만 호주달러, 부부 가구는 73만 호주달러가 표준 필요 자금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현재 30세 기준 3만 호주 달러를 시드머니로 쥐고 중간 소득을 올릴 경우 67세에 약 61만 호주달러를 은퇴 자금으로 손에 쥐게 돼 정량적인 기준은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안락한 노후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훨씬 커 해당 간극을 좁히는 것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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