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TV 대신 이것?…일상 집어삼킨 '슈퍼앱'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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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만 대신할 줄 알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모든 콘텐츠를 빨아들이고 있다.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스포츠 생중계와 뉴스를 담은 데 이어 게임과 쇼핑까지 집어삼켰다. 컬러TV 시절의 ‘전성기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상을 넘어서며 ‘콘텐츠 블랙홀’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골프보다가 선크림 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콘텐츠 시청 중에 관련 상품을 실시간으로 살 수 있는 커머스 기능을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웨이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생중계 화면 하단에 올리브영의 선크림 상품을 배치했다. ‘주말 골퍼’들이 필요한 제품인데, 하단을 터치하면 올리브영 구매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퇴근하자마자 TV 대신 이것?…일상 집어삼킨 '슈퍼앱' 정체

웨이브 관계자는 “확실한 소비층을 겨냥해 관련 상품을 정밀 타기팅하는 만큼 기존 배너 광고보다 관심도가 높다”며 “시청자 반응과 데이터를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파트너 브랜드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에서만 시행하고 있지만, 향후 TV에서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이번 커머스 기능 도입과 동시에 스마트TV 내에 ‘LIVE 홈’을 신설하고 실시간 채널 서비스도 대폭 늘렸다. 정주행 채널, 스포츠, 경제, 라디오 등 총 45개 채널을 스마트TV를 통해 실시간 방송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스마트TV에서는 라이브 채널을 제공하지 않았는데, 지난 3월 골프 중계 채널을 시작으로 불과 두 달 만에 TV 생중계까지 판을 키웠다.

◇ ‘전성기 지상파’ 넘어서서는 OTT

업계는 OTT의 영토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레거시 미디어로 짜인 현재 생태계를 뺏는 것을 넘어 지상파 등이 할 수 없는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콘텐츠 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뉴미디어 중계권을 잡았고, 쿠팡플레이는 유럽 축구 빅리그와 K리그를 독점하고 있다. 웨이브는 이달 초 JTV, G1, TBC, KNN 등 전국 주요 지역 민영방송의 뉴스 라이브 및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들여왔다. 넷플릭스는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BS의 신작 드라마, 인기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모두 볼 수 있게 했다. 40대인 한 직장인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TV 리모컨으로 OTT를 바로 켜고, 유튜브를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며 “지상파 메인 뉴스도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으니 TV 채널로 들어갈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OTT의 무기는 자본과 국경을 뛰어넘는 영향력이다. SBS가 넷플릭스 품으로 안겼을 때 지상파 업계에선 당혹감을 느꼈지만, 증권가에선 넷플릭스가 SBS에 6년간 투자하는 돈이 1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란 말이 나왔다. SBS가 매년 400억~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국경을 따라 그어져 있는 전파의 제한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OTT만 가능하다. 지난 3월 서울 광화문에서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다른 채널을 제치고 넷플릭스가 중계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와 쇼핑까지 포함하는 OTT 플랫폼이 그 자체로 슈퍼앱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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