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가입률 70.6%, 30인 미만 33%
사업장 규모 따라 노후 준비도 양극화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돌파하며 대표적인 노후자산으로 자리 잡았지만, 영세사업장 근로자 3명 중 2명은 여전히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영세사업장 간 가입률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면서 노후소득 격차가 퇴직연금 단계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고용노동부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5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을 넘어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 근로자 가입률은 53.0%에 그쳐 근로자 절반가량은 퇴직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장 규모별 격차는 더욱 뚜렷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33.0%에 불과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70.6%로 두 배 이상 높았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 비율 역시 30인 미만 사업장은 23.2%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92.1%에 달했다. 소규모 사업장 상당수가 제도 자체를 도입하지 못하면서 근로자들의 가입 기회도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소득을 책임지는 핵심 제도로 꼽힌다. 그러나 중소·영세사업장은 제도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과 관리 인력 부족 등으로 도입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사업장 규모에 따른 노후 준비 격차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금 규모에서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가입 사각지대 해소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영세사업장 근로자들도 퇴직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도입 지원과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도 향후 중소·영세사업장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확대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적립금 규모보다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며 “영세사업장에 대한 비용 지원과 인센티브 확대가 병행돼야 노후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문 의원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정작 영세사업장 근로자 상당수는 제도 밖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라며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후 준비의 출발선이 달라지는 일이 없도록 소규모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세제 혜택과 행정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통해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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